유럽연합(EU)은 오늘부터 다시 새로운 역사를 쓴다.
폴란드 체코 등 동구권 10개 나라를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임으로써 경제와 정치적 유럽통합의 발판을 한층 확고히 다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중.동 유럽 국가들의 신규가입은 2차세계대전 이후 동서로 갈라졌던 유럽이 재결합한다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거대한 단일 시장으로 거듭 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비록 회원국들간의 불협화음이나 미국의 견제가 없지 않지만 유럽 통합의 부단한 실험과 성공적인 전진은 민족 통합도 이루지 못한 우리에겐 부럽지 않을 수 없다.
▲EU는 신규가입국 7천500만명을 받아들이면서 전세계 인구의 7.5%인 4억5천500만의 인구를 갖게 된다.
역내 총생산(GDP)도 9조4천72억 달러로 늘어나 미국의 10조3천831억 달러와 맞먹게 되고, 교역규모도 2조3천260억달러로 세계무역의 20%를 차지하게 됐다.
이로써 EU는 서 유럽 소비시장과 중.동 유럽의 생산거점, 구 소련지역 독립국가연합(CCIS)의 천연자원을 아우르는 자급자족 경제권을 형성하게 됐다.
▲EU는 원래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보자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1, 2차대전 후 전화에 시달리던 유럽인들에게는 전쟁없는 평화의 삶살이가 꿈이었다.
이같은 열망에 부응해 1951년 프랑스를 주축으로 한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등 6개국 탄광노조가 전쟁에 소요되는 석탄과 철을 공급하는 공장에서는 일하지 않겠다고 결의했다.
당시 탄광노조의 기수는 프랑스의 장 모네였다.
그의 마음 속에는 이때부터 유럽통합의 꿈이 움트고 있었다.
▲장 모네를 비롯한 탄광노조원들의 꿈은 결국, 탄광노조원들이 소속돼 있던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져 유럽경제공동체(EEC)로 이어져 오늘의 EU의 모태가 됐다.
EEC가 구성되면서 1968년 6개국간에 관세가 철폐되고, 1993년에는 15개 회원국으로 불어나 유럽통합의 기초를 굳혔다.
2000년에는 유로화로 화폐를 단일화하는 한편, 최근에는 유럽 헌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유럽연합이 공고화 되면서 국경이 무너져 여권 없이 오가고, 각종 규제 철폐로 비행기 삯이나 전화.전기요금이 크게 낮아져 역내 국민들이 윤택해진 점도 많지만 걱정거리 또한 만만찮다.
벨기에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대한 EU집행부와 각국 정부간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앞으로 유럽헌법이 채택돼 대외 외교와 국방문제까지 단일화하게 되면 미국과 영국 등 우방과의 충돌 우려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특히 이번에 가입하는 국가는 대부분 가난한 나라들이고 친미국가여서 오히려 EU의 결속을 방해할 것이란 지적도 없지 않다.
하지만 EU는 그전에도 난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며 당초의 꿈을 실현해 오고 있다.
저들의 저력이 부럽다.
최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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