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오래 사세요" 북구 고성동 주민들 경로잔치

입력 2004-05-01 10:49:26

"어르신들은 무대에서 사라져야 할 대상이 아니라 존경을 받아야 하는 분들입니다".

1일 오전 대구시 북구 고성동 원대교회 선교관에서 시끌벅적한 마을 잔치가 열렸다.

이 잔치는 '고성동을 사랑하는 모임(고사모)'이 동네 노인들에게 잠시나마 즐거움을 선사하고 효행을 주민들에게 알려 '사랑과 존경'이 넘치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 마련된 '경로잔치 한마당'.

이날 어르신 등 동네 주민 800여명이 자리해 밥과 소고기국, 돼지고기, 과일, 술, 음료 등 준비된 푸짐한 음식도 먹고 사물놀이를 즐기면서 모처럼 한바탕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또 동네주민 중 효성이 극진한 주민에게 효행상, 최장수 어르신에겐 장수상을 수여하는 '효행상 시상식'도 열렸다.

이날 효행상과 상금 300만원을 받은 우옥희(63.여)씨는 8년전 남편과 사별한 뒤 동네청소 등 궂은일을 마다않았으며 치매를 앓고 있는 94세의 시어머니를 성심껏 모셔온 효행을 인정받았다.

장수상은 94세의 이소령 할아버지가 받았다.

당초 장수상 수상자로 선정된 99세의 할아버지가 사흘전인 지난 28일 갑자기 사고로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고사모는 지난 2000년 고성동 40~60대 초반의 장년 40여명이 만든 모임. 삭막한 도시 생활에서 이웃간의 정을 찾고 효행을 알리고 자녀들에게 경로효친사상 및 주민 화합, 이웃의 소중함 등을 전하기 위해 결성됐고, 이듬해부터 매년 5월 첫째주 토요일에 경로잔치 한마당 행사를 열고 있다.

1천만원 정도되는 행사 비용도 100% 회원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전영성(60) 회장은 "이런 모임들이 동네별로 하나씩 생겨나 노인을 존경하고 정이 넘치는 살기 좋은 대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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