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3월, 영국 런던의 왕립 지리학회에서 우리의 상식을 완전히 뒤바꾸는 사건이 벌어졌다.
"아메리카 대륙을 콜럼버스보다 71년 먼저 발견하고, 마젤란해협을 마젤란보다 98년 앞서 통과했으며, 호주를 제임스 쿡 선장보다 300년 전에 탐사한 주인공들은 바로 중국인들이다".
개빈 멘지스라는 퇴역 해군 장교의 이 말은 충격이었다.
이 말이 맞다면 세계는 16세기에 중화제국이 될 뻔했기 때문이다.
다소 황당하게 들릴 이 말은 '1421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개빈 멘지스 지음·조행복 옮김·사계절 펴냄)에 실려 전 세계 22개국의 독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저자가 신대륙 발견의 주인공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17년 간 잠수함을 타고 다니면서 우연히 '주아네 피치가네'라는 해도를 보면서 시작됐다.
1424년이라는 연도가 표기된 이 해도에는 카리브해역이 상세히 묘사돼 있었던 것. 콜럼버스를 비롯해 마젤란, 바스코 다 가마보다 앞서 누군가 그곳에 대한 탐사를 마쳐 지도를 만들었고, 유럽 탐험대도 그 지도를 보면서 뱃길을 잡았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당시 항해를 통해 이처럼 정밀한 지도를 제작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저자는 여기서 자신의 논리를 내세운다.
당시 그러한 역사적인 원정을 감당할 수 있었던 나라는 단 하나, 바로 중국(명나라)이라는 것.
하지만 저자는 중국의 세계 발견 야망이 명나라 영락제가 사망하면서 그 이전까지 이루었던 대탐험의 기록들이 무용지물로 변했다고 한탄한다.
저자의 말대로 과연 콜럼버스는 중국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대서양을 건넜던 것일까.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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