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는 도덕경에서 이상적인 국가가 되기 위해선 '소국과민(小國寡民)'해야 한다고 하였다.
즉 나라의 크기는 이 쪽 변방의 개 짖는 소리를 저 쪽 변방에서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작아야 하며 국민의 수는 온 백성이 취하는 직업이 서로 중복되지 않을 정도로 그 수가 또 적어야 된다고 하였다.
콜롬비아의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대표작 '백 년 동안의 고독'은 가상의 도시 마콘도의 100년 역사를 그리고 있는데, 성서에 나오는 20여 가구로 이루어진 소규모의 이상적인 마을로 시작한 마콘도는 점차 그 규모가 방대해짐에 따라 온갖 환란이 끓이지 않게 되고, 끝내는 신의 노여움을 사 대홍수와 폭풍에 의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운명을 맞게 된다.
만약 아메리카 대륙이 초기의 마콘도처럼 인디언의 땅으로 그냥 남게 되었더라면 세계는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1519년 헤르난 코르테스가 이끄는 스페인 침략군은 말을 타고 동쪽 바다 베라크루즈에 나타났다.
이들을 본 아즈데카인들은 전설상의 흰 깃털을 한 뱀의 신 캐챨코아틀로 오해하고 싸울 생각은커녕 신의 노여움을 풀어 주려는 의도로 오히려 그들을 대대적으로 환영하고 만다.
이리하여 찬란한 문명을 자랑하던 아즈데카 왕국은 일개 소대 병력도 안 되는 스페인 군인들에 의해 너무나 허무하게 멸망하고 마는 것이다.
인디언들이 백인들에게 땅을 빼앗기기 시작한 것은 불과 500년도 채 안 되는 일이다.
그들은 침묵하고 있다.
아니 그들 성품으로 미루어 영원히 침묵할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역사는 토인비가 말하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가 아니라 자연에 순종해 온 역사이다.
인간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자연의 일부로 존재할 때라는 사실을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디언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구의 역사는 '백 년 동안의 고독'의 도시 마콘도의 역사처럼 퇴보하고 있는 셈이 된다.
구광렬 울산대 교수.스페인 중남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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