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배들이 해외에서 고생했던 것을 생각하면 도저히 내칠 수가 없었습니다".
2일 대구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무료 치과진료소를 개설하는데 산파 역할을 한 최성욱(35) 대구청년회의소 회장은 요즘 잠 못 이루는 날이 많다.
대구역에 머물면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는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의 실태를 지난해말 우연히 알게된 후부터 마음 한편이 늘 아렸기 때문. 게다가 최 회장은 20~40대의 청장년 중 직업을 가지고 사회활동에 나서고 있는 이들이 모인 단체의 대표여서 '지역사회에서 소외된 이웃에 대한 연민'을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컸다.
최 회장은 "코리안드림을 안고 대구에 발을 디뎠던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제는 불신의 눈으로 지역사회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은 대구청년회의소가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벌일 기념사업에 외국인 근로자 지원 문제를 제안, 회원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어 무료 치과진료소 개설을 적극 추진하게 됐다는 것.
최 회장은 또 대구청년회의소가 크게 한 것이 없다고 발뺌하면서도 "오복 중의 하나인 치아이지만 어렵게 생활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진료 한번 받는 것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치과의사로 일하다보니 의료혜택이 가장 좋은 봉사방법이라고 생각됐다"고 했다.
대학시절부터 도시 빈민 및 장애인 봉사진료 등 다양한 의료지원 활동을 해 온 것이 진료소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
한편 대구청년회의소는 무료 치과진료소 개설 과정에서 진료실 내부 장식과 각종 설비업무를 도맡아 2천만원 정도의 재정지원을 하였는데, 이러한 내용보다는 '세상은 서로 돕고 살아가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금을 한 것이 더 뿌듯하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60, 70년대 우리 선배들이 해외취업을 하면서 겪었던 애환을 떠올리면 우리 단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나섰을 것"이라며 "이번 진료소 개소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의 건강문제가 해결되고 친선교류에도 자그마한 징검다리가 된다면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겠다"고 말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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