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각과 당대표 경선 출마 문제를 놓고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과 김근태(金槿泰) 원내 대표간 미묘한 신경전이 일고 있다
정 의장이 29일 김 대표의 입각설을 기정사실화하고 나서자 김 대표측이 "(당 의장)출마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발끈하고 나선 것이 화근이었다.
두 사람의 이같은 의견 충돌을 놓고 당안팎에서는 당권을 둘러싼 미묘한 긴장관계가 표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의장직 사퇴를 표명한 정 의장은 전당대회(7월 중으로 계획)에 앞서 자신의 사람들로 분류되는 인사들 중 한명에게 의장직을 물려주길 희망하고 있고 재야출신의 대표격인 김 대표 역시 정 의장의 독주를 막기 위해 당권레이스에 합류할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입각할 경우 당권에 도전할 인물은 현재 천정배(千正培) 김한길 의원 등이 꼽히고 있다.
김 의원은 정 의장 체제가 구축되면서 당 중추역할을 맡아왔던 핵심측근이고 당초 친노세력으로 분류된 천 의원도 탄핵정국 이후 친정(親鄭)인사로 분류된다.
결국 정 의장은 차기 당권에 친정 인사가 등극하는데 김 대표가 가장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사전 차단하기 위해 일부러 입각설을 흘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 대표측이 정 의장이 "(김 대표)본인도 입각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데 대해 "절대 그런 생각한 적 없다.
누가 그런 소리하고 다니냐"며 펄쩍 뛰고 나선 것도 당 대표 경선의 길을 사전 차단하려는 정 의장측에 항의하려는 목소리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의 반발이 거세자 정 의장측은 김 대표가 당권에 도전하는 상황에도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장이 자기쪽 후보들을 교통정리하고 지지의사까지 표명한다는 것이 시나리오의 뼈대다.
교통정리가 가능하다면 '천정배 대 김근태' 양자대결 구도가 유력시된다.
그러나 이같이 정 의장이 경선에 입김을 발휘한다면 김 대표와의 정면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경선 후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고된다.
앞서 양측의 갈등 기류는 지난 26~28일 열린 당 워크숍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정 의장 등 당 지도부는 '실용적 개혁정당'으로 당의 정체성을 정리한데 대해 김 대표는 "지금은 그냥 넘어가지만 앞으로 추이를 봐가며 세를 규합하겠다.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같은 재야파(김근태)와 당권파(정동영)의 역할구도 속에서 반정 기류가 확고한 영남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하는 친노파들과 유시민, 김원웅 등 개혁당파가 어느쪽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사진 : 30일 오전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제주도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PEC 개최지가 부산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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