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시즌 데뷔전서 5이닝 무실점 첫승

'핵잠수함'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이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 왔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을 앞두고 어깨 부상으로 선발진에서 제외됐던 김병현은 30일(한국시간)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처음 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이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첫 승을 올렷다.

김병현은 이로써 지난해 홈구장에서의 손가락 욕설 및 국내에서의 폭행 사건 등 좋지 않았던 기억을 씻고 최강 보스턴 선발 로테이션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17타자를 상대하며 70개의 공을 던진 김병현은 이 중 44개를 스트라이크로 잡았고 볼넷은 1개만을 내주는 완벽한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하지만 경기 초반의 불안한 수비진은 김병현을 괴롭혔다.

김병현은 1회초 선두타자 칼 크로포드를 1루수 브라이언 도백의 실책으로 내보낸 뒤 도루까지 허용하며 무사 2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로코 발델리와 로버트 픽을 각각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이어 김병현은 오브리 허프의 타석 때 폭투로 주자를 3루까지 진루시켰지만 허프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2회 선두타자 호세 크루스에게 볼넷을 내준 김병현은 후속타자 티노 마르티네스의 타구에 주자 크루스가 맞고 아웃되는 행운을 안았고 훌리오 루고를 병살타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두차례의 위기를 넘긴 김병현은 3회부터 제 실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브룩 포다이스를 삼진, 제프 블럼과 크로포드를 2루수 땅볼로 가볍게 처리한 김병현은 4회에는 좌익수 매니 라미레스의 실책이 있었지만 발델리와 픽, 크루스 3타자를 모두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5회초에도 마르티네스부터 포다이스를 차례로 범퇴시킨 김병현은 5회말 데이비드 오티즈가 상대 선발 빅토르 잠브라노로부터 2점 홈런을 뽑아내 승리 투수 조건을 갖춘 2-0 상황에서 6회 팀 웨이크필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병현은 경기후 손가락 욕설 파문을 의식한 듯 "팬들의 반응보다 어떤 출발을 보이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면서 "시간이 지나갈수록 나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현은 또 "아마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경기장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보스턴은 김병현을 위해 중간계투를 자원한 '너클볼의 마술사' 웨이크필드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마이크 팀린, 앨런 엠브리가 뒤를 받쳐 최근 32이닝 무실점 행진으로 승리를 달리면서 4-0으로 승리, 기분좋은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연합뉴스)

사진 : 29일 美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보스턴 레드삭스-탬파베이 데블레이스 더블헤더 1차전에 시즌 첫 등판한 김병현이 1회초 수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보스턴=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