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희방사·옥녀봉 자연휴양림·풍기 온천

입력 2004-04-29 10:42:51

도심을 떠난 봄이 북으로 자꾸만 달아나더니 지금은 소백산 자락에서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연두, 노랑, 옥색, 에머랄드 등 온갖 초록계열의 색이 봄 산 소백을 수놓고 있다. 인위적으로 잘못 사용하면 촌스러워지는 초록색을 자연은 너무나 황홀하게 봄 산에 옮겨 놓았다. 자연은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다. 소백산 자락에 가볍게 둘러보고 쉴 만한 몇 곳을 가본다.

◇희방사, 희방폭포

희방사는 소백산 등산코스중 가장 인기 있는 곳에 있어 등산인들에게 소백산을 대표하는 사찰로 꼽힌다. 매표소를 지나 희방폭포를 향한다. 처음부터 돌계단이다. 왼쪽에 희방계곡을 끼고 걷는 길은 한적한 산책로다. 다소 가파르긴 하지만 계곡 물소리에 귀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희방폭포에 도착한다. 봄철이라 물이 적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많은 물이 흐른다.

28m 높이에서 떨어지는 희방폭포가 천지를 진동시킬 듯한 소리를 내며 거대한 암벽을 뚫고 쏟아져 내린다. 해발 850m 고지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일구는 하얀 물보라가 찬 기운을 느끼게 한다. 폭포 옆으로 난 철계단과 나무계단은 지난 태풍때 굴러 내린 낙석으로 군데군데 부서져 있고 '낙석주의'란 경고문이 몇 군데 붙어 있다.

폭포 위에 올라서자 고요한 정적속에 희방사가 나타난다. 큰절은 아니지만 마치 폭포위에 떠 있는 듯 연화봉 자락에 안겨있는 가람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근래에 지은 듯한 강당같은 건물이 대웅전을 막고 섰고 그 오른쪽에 극락전이 있다. 연인 한 쌍이 대웅전옆 요사채 마루에 걸터앉아 두런두런 얘기꽃을 피우고 있다.

극락전 옆에는 아주 오래된 또 하나의 요사채가 계곡위에 걸터 앉아 있고 은은한 종소리로 유명한 희방사 동종이 그 맞은편에 있다. 극락전 처마에 달린 풍경이 바람이 불때마다 청량하게 울리고 그 울림에 산사에 핀 봄꽃이 꽃비를 내린다.

◇옥녀봉 휴양림

소백산 옥녀봉 기슭에 자리잡은 휴양림은 들어가는 길이 좀 길지만 도로 양편으로 온통 사과밭이다. 하얀 사과꽃이 온 산과 들녘을 수놓고 있다. 예년보다 많은 꽃이 폈다는데 보기에는 좋지만 농민들은 사과의 품질을 위해 솎아내기가 걱정되는 모양이다.

꽃길에 취해 구불구불 도로를 달리다 보면 저멀리 울창한 산림속에 별장같은 건물이 보인다. 관리사무소를 지나 산길을 오르니 왼편에 복합산막과 연립산막이 철쭉이 핀 화단을 넘어 자태를 드러낸다. 계곡을 끼고 있어 어린이 물놀이장도 있고 계곡물을 막은 자연 수영장도 있다.

계곡건너에는 8동의 산막이 있다. 8평형과 13평형의 산막에는 난방과 이불 등은 물론이고 전기밥솥, 냉장고, 가스렌지, 식기 등 취사용기가 다 갖춰져 있어 쌀과 반찬거리만 가져오면 언제든지 편안하게 쉬어 갈 수 있도록 해놨다.

복합산막에는 단체를 위한 숙소와 회의실, 식당 등이 마련돼 있고 11평형대의 콘도식으로 지은 연립산막은 울창한 산림 바로 밑에 있어 가족단위로 편안히 쉴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캠프파이어장과 체력단련실 그리고 30여개소의 야영테크와 공동 취사장을 구비한 옥녀봉 휴양림은 소나무와 전나무등이 우거진 숲속에서 삼림욕을 즐기기에 그만이고 군데군데 여러갈래의 작은 오솔길이 있어 자연을 벗삼으며 산책하기에도 좋다.

휴양림내 계곡 산책로를 따라 고향치~묘적령을 거쳐 소백산 국립공원의 최남단 봉우리인 묘적봉(1314.2m)에 오를 수 있다. 예약 필수 (문의:054-636-5928)

◇소백산 풍기온천

희방사에서 조금 내려오면 수질 좋기로 유명한 풍기온천을 만날 수 있다. 영주까지 왔다가 들르지 않으면 후회할 곳이다. 유황이 일본 온천과 비슷하게 들어 있고 불소성분은 일본 온천의 두배이상이 함유된 알칼리성 온천으로 28℃ 원수가 하루 2천3백톤씩 올라온다.

소백산 자락 지하 800m에서 끌어올린 원수에 목욕을 하면 산성화된 피부가 중화돼 미끈거린다. 유황, 불소, 중탄산 등이 온천수에 용해돼 만성관절염, 신경통, 금속중독, 동맥경화, 당뇨, 만성기관지염 등 성인병과 노인성 질환에 뛰어난 약리효과를 지니고 있고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능을 자랑한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풍기인삼으로 만들어 진 인삼사우나는 풍기온천만의 자랑. 왼쪽 3만여평의 부지에 온천단지를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호텔, 콘도, 여관등의 숙박시설과 특산품 판매장 등 상가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여행에 지친몸을 풀고 가기에 안성마춤이다. 가격도 대인 4천원으로 비교적 싼 편이다. (문의:054-639-6911)

사진.글 정우용기자 sajah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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