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지난 해 이라크에서 붙잡은 현지인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학대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28일 밤(미국동부시간) CBS 뉴스의 "60분"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어서 큰 파문이 예상된다.
이 사진들은 미 헌병들이 이라크인 포로들을 인간 피라미드처럼 포개 놓는가 하
면 한 포로에게 전깃줄을 연결해 놓고 감전시키겠다고 위협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방송사측은 이 사진이 지난 해 말 바그다드 부근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촬
영된 것이라고 밝히고 "미군은 수주 전 미군 병사 17명의 직무를 박탈했으며 이중 6
명은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이라크인 수감자들을 학대한 혐의로 군법회의에 회
부됐다"고 덧붙였다.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과 측근들이 수십년동안
이라크인들을 고문하고 처형해 온 악명 높은 곳이다.
CBS 뉴스는 "미군은 병사들이 이라크인 수감자들을 학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을 발견하고 조사를 벌여 교도소 운영 책임자인 장성급에서부터 수감자를 감시
하는 헌병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미군은 처음 가혹행위에 관한 증거제공을 거부했으나 이라크 주둔 연합군 대변
인 키미트 준장은 이날 CBS와 가진 위성 인터뷰에서 지난 1월부터 조사가 진행됐으
고 말했다.
그는 지난 달 800헌병여단 소속 병사 6명이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수감자 2
0명에 대해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군법회의에 회부됐으며 직무유기, 잔혹행위 및 폭
행, 타인의 품위손상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키미트 준장은 "우리는 경악했다. 이들은 우리의 동료이며 매일 함께 일하는 사
람들이자 우리를 대표하고 우리와 똑같은 제복을 입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동료 군
인들을 실망시켰다"고 말했다.
한편 군 당국은 재니스 카핀스키 준장을 비롯, 교도소 운영에 관여한 7명의 장
교들에게 징계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CBS에 따르면 한 사진에는 이라크인 수감자 한 명이 머리에 가리개가 씌워지고
양손에 전깃줄이 연결된 채 상자 위에 서 있도록 명령받은 장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수감자는 상자에서 떨어지면 감전사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수감자들이 인간 피라미드 모양으로 포개져 있는 모습이 보
이며 한 남자의 피부에는 영어 글자가 휘갈겨진 모습이 보인다고 CBS는 설명했다.
가혹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진 칩 프레더릭 예비군 2등 중사는 "우리는 아무
지원도, 아무 훈련도 받지 못했으며 상급자들에게 계속 규칙이나 규정을 물어 보았
지만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런던에 있는 국제앰네스티(AI) 측은 지난 3월 많은 이라크인 수감자들이 조사과
정에서 연합군으로부터 오랫동안 잠 안 재우기, 구타, 요란한 음악 틀기, 장시간 머
리 가리개 씌우기 등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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