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함께 하는 오후

입력 2004-04-28 09:06:40

어머니는 죽어서 달이 되었다

바람에게도 가지 않고

길 밖에도 가지 않고,

어머니는 달이 되어

나와 함께

긴 밤을 함께 걸었다.

감태준 '사모곡(思母曲)'

달밤을 걸으면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적은 시이다.

어머니를 떠나있고, 혹은 어머니를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이 가진 아픔, 슬픔이 절절이 배어 나오고 있다.

너무나 그리웠던 어머니의 영상을 달로 화신(化身)해 마음 속에 깊이 새기는 것은 아들로서의 권리요 특권이겠지만 그것을 형상화하는 것은 시인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런 애절한 그리움을 노래할 수 있는 것이 시이고 또한 그럴 때 가슴 찡한 감동을 주는 것이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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