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시장 무사안일과 문제의식 결여 아니냐"

입력 2004-04-27 11:55:34

당정협의회, 대구시정 비판 쏟아져

26일 대구시청 10층 회의실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구지역 당선자와 대구시간의 당정협의회에서는 대구시의 백화점 나열식 예산요구가 도마위에 올랐다. 한나라당 의원들과 초선 당선자들이 대구 경제회생을 위한 당장의 처방이 부족하고 주요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쏟아내자 조해녕(曺海寧) 시장 등 시 관계자들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박종근(朴鍾根) 의원이 우선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대구 경기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금년과 내년 급하게 해야 할 사업의 우선 순위를 가려줘야 한다"면서 "연차별 투자계획을 만들어야 정부 협조 요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엄청난 예산이 드는 테크노폴리스 건설을 위해서는 연차별 투자계획 수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명규(李明奎) 당선자는 "대구 전체의 산업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10년 20년후까지 서민들이 살아남겠느냐"면서 "지방분권법 통과후 각 지자체별로 3천억원 정도가 지원된다고 볼때 30개 사업에 고작 100억원씩 밖에 지원이 안되는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성영(朱盛英) 당선자도 "대구를 위해 전자냐, 섬유냐라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서 "조해녕 시장 체제의 무사안일과 문제의식 결여가 원인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대구시가 수도권 공공기관 중 지방 이전 희망기관을 나열해놓은데 대해 안택수(安澤秀) 의원은 "막연하게 11개분야 33개 기관을 나열할 것이 아니라 몇개가 대구로 이전 가능한지를 명확히 하라"고 요구했고 강재섭(姜在涉) 의원도 "다른 시.도에서도 기관 유치를 위해 악착같이 물고늘어지고 있는데 대충 뭘하겠다는 식으로 하면 안된다"고 거들었다.

의원과 당선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박종근 의원은 "정부가 금년에 극빈자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정보를 준뒤 "올해 대구시가 예산을 요구할 때 서민층 지원예산을 되도록이면 많이 신청토록 하라"고 주문했다.

대구시가 지역균형 발전 시각이 결여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재섭(姜在涉) 의원은 "수성구는 가만있어도 월드컵경기장이 들어서고 하는데 서쪽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모든 시장을 대상에 올릴 것이 아니라 문화재적 가치를 갖고 있는 서문시장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창달(朴昌達) 의원도 "달성군에만 사업이 편중돼 동구 관련사업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대구시 일각의 '여권창구론'에 대해서도 "선거과정에 대구시에서 한나라당 후보 외에 다른 당에서도 당선자가 나와야 한다는 말이 많았다"면서 "당사자들은 굉장히 섭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시장은 "시정전체를 보고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가지원 사업만 골라 보고하다보니 그런 지적이 나온 것 같다"면서 "대구가 산업화시대에 중앙정부 발전축에 벗어나 어려움을 겪었지만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을 성장 수레바퀴로 해 지방의 성장 잠재력이 있는 도시로 거점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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