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生苦 해결하는 회담이어야

입력 2004-04-24 11:12:09

여야대표가 탄핵문제를 치우고 '민생회담'을 하기로 한 것은 무척 다행스럽다.

탄핵문제의 정치적 해법을 주장했던 정동영 의장이 이를 철회, 민생우선주의를 강조하고 박근혜 대표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사실 정치권에서 '총선이후'를 더 걱정하는 소리가 많았다.

당선무효와 재선거사태(沙汰), 불법정치자금 수사에 따른 공방으로 파행정국이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다.

더구나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주5일제 협상 문제와 함께 민주노동당의 제도권 진입으로 총선이후 노사관계를 어둡게 보는 기업인들이 대다수임을 감안한다면 이 '상봉'은 단순한'이벤트'가 아니다.

대표회담은 17대국회 개원에 앞서 국민들에게 선보이는 '상생정치'의 첫 시험무대다.

이 실험이 그저 쌍방의 견해차(差) 확인의 만남이 되거나 전략을 저울질해보는 힘겨루기 수준이 되어서는 안됨은 물론이다.

그러자면 두사람의 대화는 두루뭉술한 것보다는 구체적인 것, 총론적인 것보다는 각론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거듭, 생각이 같은 곳에서부터 대화를 시작하고 공감대를 찾아 하나 둘씩 해법을 모색하기 바란다.

민생회복? 말이야 쉽다.

내수진작이 어디 숯불처럼 입으로 호호 분다고 벌겋게 살아날 것도 아니다.

8.8%의 청년실업이 하루밤새 도망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새로운 두 젊은 리더가 만나 이 국가적 난제들을 함께 고민하는 '그림'부터가 짓눌린 분위기로부터의 탈출, 정치.경제적 반전(反轉)의 신호탄이 될 것임을 믿는 것이다.

부디 상대를 인정하는 생각으로 출발하기 바란다.

난국타개를 위해 "아이디어를 공유해보자"는 열린 마음으로 대책을 제시해야 함은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선거에서 서로가 쏟아냈던 수십조원의 선심공약들도 터놓고 정리하고, 당선무효와 재.보궐선거도 같이 걱정하는 모습있기를 바란다.

대표회담을 앞두고 민생과 관련되지 않은 문제, 정치공세적 문제를 두고 각 당(黨)내부에서 두사람 발목 잡는 불상사도 없기를 바란다.

'이념'은 '민생고'가 해결되고 난 다음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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