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경기 출장 김현욱의 인간승리

입력 2004-04-23 11:25:30

대구 삼성라이온즈 투수 김현욱(34). 삼성라이온즈 팬북은 그를 "영원히 지지 않을 인간승리의 표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김현욱은 22일 현대전에 6회말 등판해 1과2/3이닝동안 5타자를 맞아 무실점 호투하면서 국내 프로야구 투수 중 7번째 개인 통산 5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현역 투수로는 500경기 출장 기록을 넘긴 선수는 SK 조웅천, 한화 송진우, 기아 이강철 등 3명에 불과하다.

경북고, 한양대를 졸업한 김현욱은 1992년 신인 2차지명에서 3순위로 삼성에 입단(계약금 2천500만원)했지만 그의 프로 생활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첫 시즌인 1993년 6경기 출장해 승패없이 방어율 2.45를 기록했던 김현욱은 이듬해인 1994년 연습도중 허리부상을 당해 2군을 전전하게 된다. 선수등록도 하지 못한 채 힘든 시기를 보내던 김현욱은 1995년 당시 쌍방울로 드레이드 됐다.

고향팀에서 쫓겨나다시피 쌍방울에 둥지를 튼 그는 눈물겨운 재활 훈련을 했다. 묵묵히 자신만의 내공을 쌓아가던 김현욱은 1996년 4월 24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프로 데뷔 4년만에 감격의 첫 승을 거두면서 제2의 야구 인생을 꽃피웠다.

특히 김현욱은 1997년 구원투수로서 다승(20승), 방어율(1.88), 승률(0.909) 등 투수부문 3관왕에 오르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이듬해 화려하게 고향팀 삼성으로 금의환향했다.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50경기 이상을 출장하고 있는 김현욱은 올 시즌 9경기에 출장해 2홀드를 기록하고 방어율 2.35를 기록중이다.

김현욱의 활약이 높이 평가받는 것은 고질적인 부상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극복하고 있기 때문.

프로 데뷔 이듬해 당한 허리 부상에서 재기했던 김현욱은 1997년 발생한 무릎 연골 부상이 아직도 그를 괴롭히고 있다. 지난해 해외 전지훈련 도중 무릎 부상 재발로 귀국한 김현욱은 시즌 내내 관절에 고인 물을 빼가며 마운드에 올랐다.

또 지난 2월 하와이 마우이 전지훈련 당시에도 무릎에 물이 차 약쑥뜸 등으로 치료하며 훈련에 전념했던 그는 올해 계획했던 무릎 수술을 내년으로 미뤄가며 팀을 위해 활약하고 있다. 이런 그를 두고 삼성은 "선수들의 정신적인 리더"라며 높이 평가했다.

김현욱은 이날 경기 뒤 "힘들고 어려울 때 옆에서 격려해주고 도와준 아내(곽선애)가 너무 고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은 이날 수원야구장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 정규리그 현대와의 3차전에서 현대 용병 브룸바에게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해 2대3으로 패했다. 이로써 삼성은 7승2무8패를 기록, 5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박종호는 5차례 타석에 올랐으나 안타를 치지 못해 지난해 8월29일 수원 두산전 이후 시작한 연속경기 안타 기록을 39경기로 마감했다.

기아는 롯데를 4대1로, 두산은 LG를 3대2로 물리쳤다. 한화는 SK를 2대1로 꺾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프로야구 수원전적(22일)

삼 성 0 0 0 0 0 0 2 0 0 0 - 2

현 대 0 0 0 2 0 0 0 0 0 1 - 3

△승리투수=조용준(1승8세이브)

△패전투수=정현욱(1패)

△홈런=브룸바 6, 7호(4회.2점, 10회.1점,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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