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회에 대한 예측으로 제기됐던 '유비쿼터스'(Ubiquitous)가 빠른 속도로 우리 생활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
온라인이 위세를 떨치던 시대를 넘어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통제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당장 생활은 편리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기계문명의 발달과 정보화의 빠른 진전이 그러했듯 여기에도 심각한 우려가 존재한다.
문명의 발달에 대한 반대론은 소수일 수밖에 없지만 부작용은 가능한 막아야 한다는 지적은 유용하다.
◇들어가기-유비쿼터스 혁명
미래의 컴퓨터 환경을 예측한 유비쿼터스라는 용어가 사용된 지 10여년. 당시의 미래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컴퓨터의 시.공간적 제약은 무너져간다.
컴퓨터 칩을 내장한 제품들이 점차 모습을 드러낸다.
도시와 거리, 대학 등도 유비쿼터스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SF 소설에나 나오던 미래도시의 모습이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벌써 조금씩 체감하고 있지만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제대로 구현된다면 우리의 삶은 획기적으로 바뀌게 된다.
가족 단위 주말 여행을 예로 보자.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자동차는 끊임없이 도로의 상황을 전해준다.
큰 어려움 없이 집에 들어오면 온도와 조명이 적당하게 맞춰져 있다.
욕실에는 목욕물이 데워져 있고 부엌에는 저녁 요리가 끓는다'.
유비쿼터스 혁명은 인간을 기계 문명의 진정한 주인으로 만들어준다.
새로운 기계가 나올 때마다 힘들여 사용법을 배우거나, 흔치 않은 기계를 찾아 다니는 일은 사라진다.
기계는 있는 듯 없는 듯 인간의 주위에 존재하면서 네트워크를 통해 움직이며 인간의 삶을 도와주게 된다.
주위의 모든 사물에 컴퓨터 칩이나 초소형 컴퓨터가 내장되면서 다종 다양한 컴퓨터가 현실 세계의 환경 속으로 스며들어 상호 연결되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업들
우리 정부는 지난해 디지털TV, 지능형 로봇, 미래형 자동차, 차세대 반도체, 지능형 홈네트워크 등 유비쿼터스 환경으로 가는 데 필요한 기반 산업들을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지정했다.
국가 정보화의 패러다임은 'U(유비쿼터스)코리아 건설'로 설정됐다.
유비쿼터스 주도권 확보를 위한 선진국과의 경쟁을 본격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07년까지 2조원이 투입돼 전체 가구의 61%가 네트워크 망이 깔린 디지털 홈이 된다.
초보적인 유비쿼터스 환경이 그때쯤이면 들어서는 것이다.
서울시는 마포구 상암동 17만평 터에 미래 도시 '디지털미디어시티'를 2010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1단계로 상징조형물, 첨단 가로등과 광고판, 인포부스 등이 설치된다.
이후 전 세계 도시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세계의 창', 실물이 없는 '인터넷 가게', 첨단 버스안내 시스템 등이 도입된다.
(ㅎ신문 3월4일자)
대구시는 올해 전국 처음으로 200가구에 '디지털 홈'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는 '디지털 U-대구' 시책의 하나로 정부 홈 네트워크 사업의 시범 모델이다.
(매일신문 3월8일자)
연세대는 네트워크화한 학교 시설과 정보를 휴대전화, 노트북 등으로 이용할 수 있는 U-캠퍼스 구축에 나섰다.
학생이나 교직원, 방문자들은 앞으로 자신이 가진 노트북, 휴대전화, 개인휴대단말기(PDA) 등을 통해 도서관 정보, 교내 기관 소개, 강의 정보 등을 볼 수 있게 된다.
◇우려되는 상황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광범위하게 실현된다면 개인은 집에 있든, 거리를 걷든, 자동차를 타고 달리든 모든 일상이 감시되고 분석될 수 있다.
오늘은 어느 사이트를 찾아다녔고, 어떤 상품을 주문했으며, 어느 신문을 읽었고, 누구와 e메일을 주고받았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경제 행위의 컴퓨터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나 인터넷 서비스 등을 가입할 때 제공되는 개인 정보는 물론 구매 취향이나 주기, 경제력 등도 상업 목적으로 유통될 가능성이 크다.
스팸 메일 대신 특정 고객을 향해 정확히 쏘아지는 마케팅 수단들로 항상 구매 고민에 빠질 지도 모른다.
감시 카메라의 위협은 직접적이고 구체적이다.
'감시 카메라의 크기는 1, 2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면 정밀성과 움직임, 설치되는 수는 2배씩 늘어난다'는 데이비드 브린의 이야기는 사실이다.
국내에서 경찰, 행정기관 등 공공기관이 설치한 감시 카메라만 해도 이미 수천대다.
기업이나 학교, 지하철, 편의점, 술집 등에 설치된 것까지 감안하면 수십만대에 이를 것이다.
지난해 발표된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는 2천600만대나 된다.
15만대의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런던의 시민들은 평균 5분에 한번씩, 하루 300번 정도 감시 카메라에 노출된다는 보고서도 있다.
(ㄷ일보 2월20일자)
유비쿼터스가 인류를 새로운 신세계로 이끌 것인가, 소설 '1984'에 나오는 암담한 파국으로 몰고갈 것인가는 전적으로 이를 이용하는 인류의 손에 달려 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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