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상임위장 배분 싸고 신경전

입력 2004-04-22 11:46:48

17대 국회직 배분을 두고 여야간 신경전이 뜨겁다.

벌써부터 19자리의 국회 상임.특별위원장 자리를 두고 불꽃튀는 경쟁을 예고, 국회직 원구성을 위한 배분 협상이 제대로 진행될지 불투명하다.

과반의 열린우리당은 22일 "국회 관례를 중시, 의석수대로 국회직을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상임위원장=3선'으로 치면 한나라당 의원수가 월등히 많다"고 주장한다.

또 민주.민노.자민련 등 비교섭 단체들도 "적어도 국회직 1석은 할애해야 한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17대 국회의원 당선자 중 3선 이상은 모두 56명. 이 중 한나라당은 33명, 열린우리당은 15명으로 한나라당 의원수가 배 이상 많다.

지역 의원들도 5선이 2명(강재섭.이상득)이나 되고 3선은 무려 9명이다.

이밖에 비교섭단체 중에선 민주당 한화갑.김홍일, 자민련 이인제.김학원, 국민통합21 정몽준 의원 등 5명이 상임.특별위원장 자리를 노린다.

과거 16대 후반기 국회에선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국회 상임.특별위원장 19자리 중 9석을 차지했고 민주당 8석, 자민련 2석 순으로 배정받았다.

그러나 17대엔 사정이 달라졌다.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점해 최소 10자리는 가져 가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여당 몫인 국회 운영위원장은 물론이고 국방.통외통.법사.정보.예결.산자.문광위원장에다 야당이 지금껏 차지했던 건교.교육.재경위원장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당연히 한나라당은 발끈하고 있다.

"전체 의석수에선 여당에 밀리지만 3선 이상은 상대당을 압도하고 있는 만큼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이를 인정한다 해도 1석 이상의 격차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에 돌아갈 몫이 16대에 비해 줄자 당내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지역의원 중 박종근(朴種根) 의원은 "재경위원장만큼은 뺏기지 않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상배(李相培).권오을(權五乙) 의원은 농림해양수산위원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고 이해봉(李海鳳).김광원(金光元).임인배(林仁培) 의원 등 건교위에 오래 몸담았던 의원들은 건교위원장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이상득(李相得) 의원은 상임위원장 보다는 국회 부의장직 도전에 임할 태세다.

1석의 한나라당 몫을 두고 박희태(朴熺太).김덕룡(金德龍) 의원과 불꽃 경쟁이 불가피하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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