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정치행보 본격화

노무현(盧武鉉) 대통령이 21일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 하면서 총선승리를 자축하는 등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섰다.

이날 만찬은 탄핵소추로 대통령직 직무정지상태가 된 이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청와대 본관에서 열렸고 김우식 비서실장과 박봉흠 정책실장, 이병완 홍보수석, 윤태영 대변인 및 정무, 의전비서관 등 청와대비서진까지 대거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이 "희망의 정치를 할 수 있는 그 힘을 주셨다고 국민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하자 "조심조심 운반해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조심스럽게 하고 그러면서 또 도전할 때는 과감하게 도전해나가는 용기를 함께 가져 국민들에게 신임을 받아 안심할 수 있는 정치를 해보자"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겸손'을 강조하면서도 "교만해서는 안되지만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과반확보에 대한 자부심도 숨기지 않았다.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가 "탄핵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하자 노 대통령은 "용감하게 인당수에 뛰어들었는데 국민들이 용왕이 되어 건져준 것으로 알고 겸손하고 신뢰주는 정치를 하자"면서 "과반수 넘는다고 내세우기보다는 조정하는데 우선 힘을 쏟아야한다"고도 말했다.

노 대통령은 탄핵국면이 마무리된 뒤 입당해달라는 정 의장의 건의에 긍정적으로 대답하면서 입당 후의 역할에 대해서도 밝혔다.

"입당하면 주요 당원이지만 당권이 있는 당직은 맡지않고 명예직으로 남겠다.

공천이나 임명직 등 인선에는 관여치 않겠다"며 당정분리원칙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국정운영과 관련된 큰 방향에 대해서는 공식.비공식적으로 당과 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의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줄 것을 요청하자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그러나 일부 참석자들이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과 입당 이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등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윤 태영(尹太瀛)대변인은 "다음주에는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만찬에서는 열린우리당이 총선 이후 강하게 제기해왔던 탄핵철회와 재신임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