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가 미국에서 '킬빌'을 DVD로 출시하면서 한글 자막을 넣은 것이 화제다.
DVD타이틀에는 지역코드라는 것이 있다.
코드1의 미국판은 국내 DVD 플레이어에서 재생이 되지 못한다.
물론 코드 프리라는 것이 있어 이 제한을 풀 수는 있지만, 미국판에 코드3의 한글 자막이 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타란티노 감독의 한국에 대한 애정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DVD가 보편화되면서 가장 골치 아픈 것이 영화 번역가. 옛날에는 쉽게 넘어갈 오류도 요즘에는 원어와 한글자막을 비교할 수가 있기 때문에 바로 문제가 제기된다.
DVD마니아들의 모임인 DVD프라임(www.dvdprime.com)에 제기된 자막 오류 사례들을 보자.
'라이언일병 구하기'에서는 'Panzershreck!'을 팬저탱크로 번역. 그러나 팬저슈렉은 독일군이 쓰던 대전차 로켓이다.
'인디아나 존스'의 부록 디스크에는 'The Light and Magic of Indiana Jones'라는 메뉴 제목이 있다.
이를 '인디아나 존스의 조명과 마술'이라고 번역해 놓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조명이나 마술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이 '인디아나 존스'의 특수효과에 대한 설명만 있다.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회사가 조지 루카스의 'ILM'(Industrial Light & Magic)이라는 점만 이해하고 있다면 '조명과 마술'이란 말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인디아나 존스의 특수효과'가 바른 번역이다.
'볼링 포 콜럼바인'의 자막은 실수 차원을 넘어 실소를 자아낸다.
'CIA agent Manuel Noriega(also serving as President of Panama) disobeys orders from Washington. U.S. invades Panama and removes Noriega'라는 자막을 당시 파나마의 대통령이 워싱턴의 명령에 불복하자 1989년 CIA 요원 '노리에가 가 파나마를 침공함'이라고 해놓았다.
당시 파나마 대통령이었던 노리에가가 오히려 파나마를 침공한 것으로 '완전 오역'을 한 것이다.
'시카고'의 탱고장면에 여인들이 차례로 자신의 범죄를 털어놓는 대목. 스퀴시는 "And then he ran into my knife. He ran into my knife 10 times"라고 한다.
자막은 '그러더니 식칼을 잡잖아. 그게 벌써 열 번째야'라고 번역. 남편이 식칼을 잡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는 '남편을 식칼로 열 번을 찔러 죽인다'는 얘기. 이 경우는 스토리의 흐름을 바꾸는 중대한 오류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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