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생존본능 더이상 숨기지 말라

팀켈로, 라이트포스, 일루션포스…. 영화에 나오는 특수부대 이름같다.

팀명칭이 풍기듯 팀원들은 매주 서로 총구를 들이대며 못 죽여서 안달이다.

군대시절 화약냄새가 그리운 사람, 어린 시절 전쟁놀이에 대한 향수, 반복되는 일상에서 자극과 스릴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모였다.

어른들의 전쟁놀이 서바이벌게임 동호인들.

김광수(38.라이트포스 고문)씨는 지난해 일요일에만 48차례나 경기를 한 전쟁광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군장을 한 채 산과 들판을 뛰다보면 동심으로 돌아가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아주 좋다"고 자랑한다.

팀켈로 팀장인 정준영 과장(부산 동국대병원 의사)은 "한 주일 내내 환자를 고치다가 휴일에는 산속에서 사람 죽이는(?) 재미로 산다"며 "서바이벌게임은 모의전투로 극한상황을 체험할 수 있고 지략과 동료와의 단결이 필요한 첨단 레포츠"라고 말한다.

험한 지형을 전력으로 달리거나 구르며 실전과 다름없는 전투를 벌여야 하기 때문에 운동효과도 크다.

전술을 짜고 전투하는 과정에서 판단력과 추리력, 지구력, 단결력을 기를 수 있다.

의사, 선생님, 자영업자, 직장인 등 각계 각층의 구성원들이 모이다 보니 친목도모도 부가효과.

#"어른들의 총싸움이라고…"

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연합국이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실시했던 모의전투가 서바이벌게임의 시초다.

이후 1970년대 일본에서 실제총기의 모양과 달라 재미가 반감되는 페인트볼 대신에 6mm구형의 플라스틱탄을 사용하는 B.B(BALL BULLET)총이 개발되면서 현재의 서바이벌게임으로 발전했다.

단순히 '어른들의 총싸움' 이라고 치부하기엔 많은 매력을 갖고 있고 폭력적인 스포츠가 아닌 매너게임이다.

양팀 고지의 깃발을 먼저 빼앗는 팀이 승리하는 깃발탈취전, 상대팀을 전원 사살할 때까지 진행하는 전멸전, 공격.수비팀을 정해 제한된 시간내에 고지를 탈취, 사수하면 승리하는 고지점령전, 모두가 적인 개인전과 특정인에게 총을 맞아도 죽지않고 더 많은 실탄을 주는 람보전 등이 있다.

개인전은 극한 상황에서의 대처능력과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고지점령전은 단체전으로 단결력을 키우는 장점이 있다.

#대구.경북 20개 동호회

대구.경북에는 20여개의 동호회가 결성돼 있다.

팀마다 평균 30여명의 회원들이 자체 경기를 하거나 다른 팀끼리도 전투를 한다.

20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서바이벌 전문업체가 많이 생겨 장비대여에서부터 경기진행까지 도와준다.

레포츠 업체를 이용할 경우 1인당 3만원선.

#손재주 많으면 장비 조립

초보자는 성급하게 본격적인 장비를 갗출 필요는 없다, 우선 총기와 BB탄, 고글만 있으면 경기를 체험할 수 있다.

몇차례 게임에 참가해본 뒤 필요한 장비를 하나 들씩 갖춰나가면 된다.

총기는 배터리식 전동건, 가스식 핸드건이 있다.

30만원대면 기본 장비를 갖출 수 있다.

손재주가 많은 게이머들은 직접 조립해서 쓰기도 한다.

경기장은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특별한 제한이 없다.

경산 대구대, 성서 계명대 인근 야산, 성서 서재 등 시내에서도 즐길 수 있다.

구미 해평, 경주 불국사, 팔공산, 울진 백암, 포항 송정, 경남 산청, 창녕 부곡 등지에는 레저업체들의 전용 경기장이 있다.

#총만 내놓고 하는 사격 금물

게임 진행요원의 지시를 잘 듣고 따라야 한다.

전사자는'전사'라고 외치면서 손을 흔들어 상대방이 전사자임을 알 수 있도록 확실하게 알려야 한다.

적군에게 전사표시를 않으면 사망자가 다시 총탄을 맞을 수 있다.

총만 내놓고 하는 사격은 금물이다.

항상 쏘는 곳을 보면서 사격을 해야 안전사고 예방을 할 수 있다.

인지하지 못한 적군이 가까운 곳에서 짧게 끊어 쏘면 대항하지 말고 스스로 전사해야 한다.

전사할 때까지 계속 쏘면 충분히 맞출 수 있지만 상대방이 고통스럽기 때문에 짧게 끊어 쏘는 것이므로 알아서 전사해야 한다.

전사자는 총을 머리 위로 올리고 안전지대로 이동해야 한다.

아군에게 정보를 제공해서는 안된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