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실종 20대 여직원 1년만에 유골로

입력 2004-04-21 12:35:14

가족 "딴 사람"...유전자 감식 일치

지난해 3월 포항에서 실종된 20대 여사원 2명 중 1명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포항 남부경찰서는 지난달 5일 영천시 자양면 영천댐 상류에서 물고기를 방생하던 김모(61.여.영천시 야사동)씨가 발견한 유골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유전자 감식을 한 결과, 채취해 둔 이씨 가족의 유전자와 일치해 당시 실종된 이모(27.여.포항시 오천읍)씨로 추정된다고 21일 밝혔다.

발견된 유골은 대퇴부뼈와 늑골, 아래턱뼈 등 모두 9점이며 연보라색 스웨터에 청바지 차림이었다. 경찰은 이씨의 실종 지점에서 40k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유골이 발견됨에 따라 이씨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돼 버려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조두원 포항남부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영천경찰서와 공조해 이 사건을 원점에서 전면 재수사키로 했다.

경찰은 또 21일 오전 경찰 3개 중대와 스킨스쿠버 등을 동원, 유골 발견 지점을 중심으로 전면 수색을 벌이는 한편 함께 실종된 이모(24.여)씨의 소재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씨 가족들은 발견된 유골의 치아가 이씨와 다를 뿐 아니라 실종 당시 입고 나간 옷과 현장에서 발견된 옷이 전혀 다르다며 국과수의 유전자 일치 감식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실종된 이씨는 25인치 크기의 바지를 입는 반면 발견된 사체에선 29인치 크기의 청바지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옷과 유골을 국과수에서 되가져와 가족들에게 확인시킬 방침이다.

국과수측도 "유골의 DNA 감식 결과 실종된 이씨의 어머니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유골만으로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기 때문에 실종된 이씨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종된 이씨는 포항 철강공단 모 업체에 근무하는 경리직원으로 지난해 3월28일 새벽 2시30분쯤 "회사 동료 집에서 자고 가겠다"며 가족들에게 한 차례 전화를 건 뒤 소식이 끊겼으며, 승용차만 포항시 죽도동 모 호텔 앞에서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전국에 수배전단을 배포하고 이씨의 휴대폰 신호가 마지막으로 포착된 포항시 양덕동 야산에서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으나 단서를 찾지 못했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