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를 기증하는 뇌사자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뇌사판정을 받은 서동광(51.포항시 북구 덕수동)씨가 간경화, 신부전 환자 등 5명에게 소중한 선물을 남기고 먼 길을 떠났다.
서씨의 가족과 친지들은 지난 16일 서씨가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뇌사판정을 받자 생전에 이웃을 위해 살던 고인의 뜻을 기려 장기기증을 결심했던 것.
이에 따라 고인의 건강한 신장 하나는 기증자를 기다리던 서울로 긴급 수송됐고 간과 양쪽 각막, 또 다른 신장 하나는 동산병원에서 간경화 환자, 각막혼탁 환자, 신부전 환자 등 4명의 몸에 이식됐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수혜자 모두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평소 등산을 즐길 정도로 건강했으며 지역자율방범대장, 청년회장 등을 맡아 지역 사회와 이웃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홀로 사는 노인들을 보살펴왔다.
그러나 지난 2일 과로로 쓰러져 포항의 병원에서 지주막 과출혈 진단을 받은 뒤 16일 동산병원에 이송돼 뇌사판정을 받았다.
친구 박도영(51.포항시 북구 양학동)씨는 "고인은 막내인데도 함께 모시고 사는 할머니,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남달랐고 친구들에게 '살아있을 때 좋은 일 많이 하자'고 권할 정도로 생각이 깊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장기기증 문화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의 장기이식 대기자가 1만명을 넘어섰으나 장기기증 뇌사자는 수십명으로 줄어들어 이식 대기자와 가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장기이식 대기자는 모두 1만1천여명으로 전년보다 1천여명이 늘었지만 장기를 기증하는 뇌사자는 1999년 162명을 기록한 이후 2000년 64명, 2001년 52명, 2002년 36명으로 해마다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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