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4개월만에 사퇴한 코엘류 감독

입력 2004-04-19 11:06:26

"후임 감독에 전폭적인 지원을 부탁합니다" 19일 축구국가대표팀 사령탑에서 중도 하차한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는 아쉽게 생각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한국민의 성원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코엘류 감독은 "대표팀을 14개월 동안 맡아오면서 훈련 시간이 총 72시간밖에 안돼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다"면서 "과거 히딩크 감독처럼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면 차기 감독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20일 고국인 포르투갈로 떠나 가족과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향후 진로를 모색할 예정이다.

다음은 코엘류 감독과 일문일답.

--회견을 자청한 이유는.

▲떠나기 전에 간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지난주에 축구협회와 협의하에 계약을 종료했다. 축구는 목적을 가지고 하지만 목적 달성에도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동안 성적에 대한 자신의 평가는.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을 위해 수차례 예선전을 통해 결과적으로 본선에 나갔다. 또 동아시아 대회에서 나가 우승했고 현재 월드컵 예선에서도 조 1위를 하고 있다. 부임할 때 국가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위였는데 현재 21위로 내 생각엔 그렇게 별 차이가 없다.

--아쉬운 점은.

▲올해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목표가 올림픽 본선 진출에 맞춰져 있어 아시안컵에 대한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14개월간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총 72시간 훈련을 했는데 결코 많은 시간이 아니다. 물론 내가 기대보다 못한 것은 아쉽게 생각하지만 아직까지도 아시아컵이 중요하다고 믿고 한국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사퇴 과정에 대해 자세히 말해 달라.

▲상세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축구협회가 그 부분에 설명하면 모르겠지만 나는 말할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내가 사임한 것이 아니라 양측간의 합의하에 계약을 종료시킨 것이다.

--앞으로 계획은.

▲내일 고국으로 떠난다. 앞으로 계획도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려고 한다. 나는 축구를 위해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당분간 바램은 가족들과 좀 더 시간을 갖고 싶다.

--후임 감독에 대한 조언은.

▲차기 지도자로 외국인이 온다면 그동안 충분하게 받지 못했던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히딩크 감독도 처음 부임해서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고생했지만 월드컵을 위한 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좋은 성적을 얻었다. 차기 지도자에게 이같이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다면 분명히 원하는 목적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외국 지도자가 언어와 문화가 틀린 곳에 와서 일하기 힘들다. 업무적인 지원을 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술위원회에 대한 불만은.

▲기술위원회도 대회별로 지원하기 보다는 성인 대표팀이 각급 대표팀 가운데 최고이므로 성인대표팀에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대회별이 아닌 각급 대표팀 단위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런 점들이 선수, 코칭스태프, 감독간의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 가족과 내게 보여준 한국민과 축구협회의 환대에 감사한다. 지금까지 한국 축구를 지켜 봐왔기에 앞으로도 한국을 잊어버리지 않겠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