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투표율 높이기 한몫-아이디어 만발

입력 2004-04-17 11:16:14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네티즌들의 활동이 활발했다.

대구.경북 선관위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공식선거운동 기간 동안 1천여개의 글이 게시되는 한편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카페 등을 이용해서 투표독려 운동도 전개됐다.

대통령 탄핵 사태로 끓어오른 네티즌들의 여론은 다음의 탄핵반대 카페와 각종 취미.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투표로 정치권을 심판하자"는 '투표 부대' 등의 활동으로 발전했다.

투표 부대 중에는 1백여명의 회원을 가진 대구.경북 지역 모임이 따로 있었다.

이들은 특히 온라인 활동으로 만족하지 않고 선거기간 수시로 지지하는 후보들의 사무실을 방문하고 중앙통의 한 카페에 모여 회의를 가지기도 했다.

지역 투표 부대는 포스터 등 투표참여를 촉구하는 패러디 사진을 수십종씩 제작해 사방으로 퍼날랐고 이를 노래로 만든 '투표 부대가'까지 만들어 지역내 관련 사이트에 게재했다.

지역 네티즌이 제작한 것이라며 카페에 게시되어 있는 그림들 중 하나인 '2표 부족할 때' 편이 눈에 띄었다.

한 음료 광고를 패러디한 이 그림은 탤런트 전지현과 조인성의 대화 내용을 바꿔 투표를 권했다.

전지현이 "니가 그런다고 정치가 바뀔 것 같아? 정신 좀 차려!"라고 외치면 조인성이 "투표 안한 것들은 사랑할 자격도 없어..."라고 말하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경북 선관위 사이트의 '유권자의 소리'난에 게시돼 있는 '코털과 국회의원의 공통점'편도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그림은 '잘못 뽑으면 부작용이 오래 간다' 등 국회의원을 코털에 비유해 선거 참여를 외치고 있다.

이 외에 '투표용지 휘날리며' 등 각종 영화 포스터 패러디물도 인기를 끌었다.

한편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ID명 'voteplaza'는 게시판 글을 통해 "부패한 정치인일수록 인터넷을 무서워하는 것은 3천만 네티즌이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역 투표 부대를 더욱 활성화해 지역의 네티즌 선거문화상을 정립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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