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성악가들의 콘서트장에만 감동이 있는 것은 아니다.
논 매는 농부의 노동가에서, 할머니의 자장가에서도 천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음악의 묘미 아닐까.
단원들의 평균나이 70세. 백발의 노신사들로 구성된 '은빛 메아리 합창단'(Daegu Silver Chorus)이 20일 오후 7시30분 대구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첫 합창 발표회를 가진다.
은빛 메아리 합창단은 60세 이상 퇴직 노인 37명을 단원으로 두고 있으며 천시권(80) 전 경북대 총장이 단장으로 몸담고 있다.
최고령 단원은 임종대(전 부산철도국 역장)옹으로 85세. 사회에서 원로 대우를 받는 이도 여기에서는 심부름을 해야 하는 '젊은이' 대접을 받는다.
은빛 메아리 합창단은 추억을 되씹거나 노약자로 안주하지 안고 사회 원로로서 책무를 느끼며 밝고 건전한 사회, 노래가 메아리치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노익장을 보태겠다는 취지 아래 1999년에 창단됐다.
단원 가운데 음악을 전공한 사람은 원로음악가 나경관씨와 임우상씨 두사람 뿐으로 나머지는 마냥 노래가 좋아 취미로 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다.
아마추어라고는 하지만 단원들 대부분이 교회성가대 경험이 있는 전직 교장 선생님들이거나 악보를 볼 능력이 있는 기초가 탄탄하다.
은빛 메아리 합창단은 올해로 창단 5년을 맞았고 여러차례 찬조 출연을 했지만 독자적인 발표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이번 연주회를 준비하기 위해 소리를 맞추는 단원들은 마치 소년 시절로 되돌아간 듯한 설렘을 경험하고 있다.
천시권 단장은 초청글을 통해 "노래가 있는 인생길은 아름다운 꽃길과 같으나 노래가 없는 여정은 메마른 광야와도 같다.
그 성대는 비록 부드럽지 못할지라도 그 소리에는 경륜에 의한 심오한 영혼의 울림이 있고 가슴 설레는 감동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발표회에서 은빛 메아리 합창단은 '보리피리'(조념 곡), '또 한 송이의 나의 모란'(김진균 곡), '등불'(임우상 곡), '뱃노래'(조두남 곡) 등 주옥같은 가곡들을 연륜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들려줄 예정이다.
합창 지휘는 나경관.임우상씨가 맡는다.
또한 하나여성합창단과 경북예고 중창단, 클라리넷 이화남, 소프라노 윤현숙, 테너 이인규가 찬조 출연해 노신사들의 이번 음악회를 빛낸다.
총 5부로 나뉘어 진행되며 '만남', '희망의 나라로', '사랑으로' 등 귀에 익은 대중가요를 전 출연진과 관객들이 함께 부르며 막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연주회는 불우청소년을 위한 자선음악회이기도 하다.
무료 공연. 011-824-0188.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경선 일정 완주한 이철우 경북도지사, '국가 지도자급' 존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