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저모>104세 할아버지 한 표 행사

입력 2004-04-15 11:12:30

경북 투표 현장 스케치

○…안동병원은 외출이 가능한 입원환자들의 투표 참여를 위해 15일 오전 9시부터 앰뷸런스와 직원들의 차량에 환자들을 태우고 투표장으로 떠났다. 병원측은 14일 환자들에게 투표의향을 조사한 결과, 87명이 "꼭 투표를 하겠다"는 뜻을 밝혀 이날 영양.영주.봉화.의성 등지로 환자를 이송했다. 안동병원 이재율(37) 기획팀장은 "환자들이 이번 선거때 투표를 못할 경우 행여나 4년동안 마음이 불편할까봐 희망자는 투표장으로 모셨다"고 했다.

○…문경지역 최고령자인 임철용(104) 할아버지는 오전 7시40분쯤 농암파출소장 반영두(55) 경사와 서효진(34) 순경의 순찰차를 동원한 도움으로 주권을 행사했다. 임 할아버지는 "이번 투표가 생애 마지막이 될 것 같아 꼭 투표를 하고 싶었다"며 "경찰의 도움으로 마지막 한 표를 행사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문경.박동식기자

○…칠곡군 기산면 제2투표구 각산1리 마을회관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가 이상하다"고 주장해 경찰이 현지에 출동하는 등 한때 긴장감이 고조됐으나 결찰 조사 결과 "투표용지에 후보가 없는 2번에 ×표시가 된 것을 잘못 보고 말한 것"이라고 판명,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칠곡.이홍섭기자

○…오전 7시45분쯤 성주군 초전초교에 마련된 초전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하던 민주노총 계열의 전국 화물연대 노조원 김모(37.구미 ㄱ통운 소속)씨가 투표함에 '정당투표용지'만 넣고 흰색인 '후보자 투표용지'를 찢어버린 사실이 현장에서 선관위와 경찰에 적발되자 달아났다. 성주.강병서기자 kbs@imaeil.com

○…포항시 오천읍 구정초교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중학생 자원봉사자가 눈길을 끌었다. 학교에서 투표소 자원봉사자 모집에 지원해 희망자 16명 중 선발됐다는 오천중 최은지(14.여), 김다정(14.여)양은 이날 오전 6시부터 낮 12시까지 투표소에서 투표장 안내 등 자원봉사 활동을 벌였다. 김양은 "투표현장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게 돼 가슴이 뿌듯하다"고 했다.

○… 포항시 남구 연일읍 유강리 대림 한숲아파트에 살고 있는 정성근(48)씨는 14일 모친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인, 딸과 함께 이날 아침 8시45분쯤 인근 유강초교에 마련된 연일읍 제6투표구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포항.이상원기자

○…영천시는 이날 차량 5대와 10여명의 도우미를 동원, 장애인들의 집과 투표소를 번갈아 가며 투표도우미 활동에 나서 장애인들과 주위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중풍으로 7년째 병상에 누워있던 권경수(71.영천시 문외동) 할아버지와 최분선(67) 할머니는 이날 도우미와 함께 중앙동 제2투표구투표소에서 귀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권 할아버지는 "포기할까 생각했는데, 도우미 덕분에 무사히 투표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영천.이채수기자

○…예천지역 각 투표소에는 주민들과 개인택시 운전자들의 자원봉사가 잇따랐다. 오전 8시20분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한 이봉태(70.풍양면 낙상리)씨가 마을 주민들의 도움으로 풍양면 제1투표소에서 귀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개인택시 운전기사 안유전(48.예천군 개포면 황산리)씨는 거동이 불편해 투표소에 못 가는 노인들과 노약자들을 3차례 걸쳐 투표소까지 태워주기도 했다. 예천.마경대기자

○…영주시 선거구는 15일 오전 9시 현재 투표율 19.4%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투표자들의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나타나 지난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노인폄하 발언이 노인층 유권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영주.권동순기자

○…총유권자가 10만8천36명인 구미을 선거구의 경우 투표일까지 우열을 점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계속된 가운데 전체의 절반이 넘는 5만5천여명의 유권자들이 몰려있는 인동.진미.양포동 등 동지역 투표구에는 이른 아침부터 젊은층들의 투표행렬이 이어졌다. 김인화(23.여)씨 등 삼성전자 근로자 10여명은 "우리 회사에서도 이번 투표에는 참가하자는 여론이 강했다"고 말했다. 구미.엄재진기자

○…영덕군은 역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단 한번도 영덕 출신이 출마하지 않은 적이 없었으나 이번 17대 총선에서는 영덕 출신자가 출마하지 않은 관계로 투표율이 지금까지 실시된 여러 선거 중에서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덕군의 16대 총선 투표율은 70%였다. 영덕.최윤채기자

○…오전 6시 시작된 울릉군 울릉읍 제1투표구 투표소에서는 제일 먼저 투표를 하기위해 한 시간 전부터 대기했다는 구태분씨(56.여.울릉읍 2리)가 가장 먼저 투표를 시작했고, 이어 독도 주민 김성도씨(독도리 20번지)가 투표했다. 그러나 선관위 직원들은 "후보자들이 한번도 섬 지역을 찾지 않는 바람에 선거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며 투표율 저조를 우려했다. 울릉.허영국기자 (사진설명)문경지역 최고령자인 임철용(104) 할아버지는 농암파출소 경찰관들의 도움으로 주권을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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