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 열전지대를 가다-경북 안동

입력 2004-04-10 11:03:43

선비의 고장 안동은 대성(大姓)인 안동권씨와 안동김씨가 출마해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벌이는 지역이다.

관심은 현역의원인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 후보의 3선 여부. 권 후보측은 "중앙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중진이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순탄해보이던 권 후보의 3선 행보가 선거법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2월 안동시의원이 유럽에 연수를 갈 때 버스 속에서 100만원을 건넨 권 후보의 혐의를 선거관리위원회가 인지해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 이것이 사실일 경우 권 후보가 당선돼도 무효이므로 재보선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상대 후보들의 공격 논리다.

권 후보측은 이에 대해 100만원은 자신의 돈이 아니라 안동시의회 부의장이 의원들에게 전해주라고 한 돈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이같은 돌출 악재에도 불구하고 권 후보측은 "오차범위를 벗어나 당선이 무난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 김승년(金勝年) 후보는 "오차 범위 안에서 추격 중"이라며 "선거법 사건 이후 격차가 좁아지고 있어 최선을 다하면 막판 역전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3선 논리에 대해 김 후보측은 "8년간 한 게 뭐 있나"라고 역공을 퍼붓고 있다.

사례로 안동~영주간 국도공사의 경우 영주 구간은 완료 상태인데 안동은 착공도 못했다는 것. 또 연초제조창이 안동에 있었으나 없어지고 대신 영주에 300억원 규모로 신설되고 있는 점도 권 후보가 '한일 없다'는 근거로 삼고 있다.

이외 민주당 김윤한(金允漢) 후보와 자민련 김원철(金源喆) 후보, 민주노동당 김태영(金泰永) 후보도 골목골목을 누비며 분투하고 있다. 구도가 양강 구도로 잡혀 웬만하면 자포자기 할 법한데 유권자들이 감격할 정도로 열심히 운동한다는 것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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