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데이트-"알기 쉽게 꼼꼼히 역사알림이 자부"

입력 2004-04-09 13:34:57

"문화유산해설사는 대구를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리는 역사.문화 길잡이입니다".

달성군 구지면에 위치한 도동서원에서 문화유산해설사로 일하고 있는 김정숙(49)씨는 자신의 해설을 경청하는 답사객들을 만날 때마다 역사 알림이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김씨가 문화유산해설사에 뛰어든 건 지난 2002년. 경주대 대학원 문화재학과 졸업 논문으로 '석재 서병오의 서예에 대한 연구'를 내놓고 주목을 받은 직후다.

같은 시기에 대학원을 나온 동료들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학예연구사로 일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김씨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주변에선 저를 이해할 수 없다며 말리더군요. 하지만 저한테는 돈이나 명예보다는 문화재에 대해 배우면서 사람들과 만나는 해설사가 더욱 소중했습니다".

김씨는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쉽고 꼼꼼하게 문화 유적을 설명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에는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얼마 전 그녀는 기억에 남는 일을 겪었다.

해설을 듣던 한 학생이 김씨의 이름을 적어 간 것. 김씨는 곧 이유를 알게 됐다.

그 학생이 관광정보센터 홈페이지에 그녀를 칭찬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그 순간에는 정말 고맙고 뿌듯하더라구요. 하지만 제가 아닌 다른 해설사의 설명을 들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녀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26일 열릴 국전 출품작 준비에 여념이 없었고 각종 문화재 복구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 '달구벌 얼 찾는 모임'에서 문화 사업을 맡고 있는 김씨는 최근 대구 제일 여중 안에 있는 돌거북 바로 놓기 운동을 진행했고 석재 서병오 생가터에 포석 세우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고된 문화유산해설사를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등산객이 배낭을 메고 기쁜 마음으로 산을 오르면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만약 배낭을 정상에 가져다 놓는다는 생각으로 간다면 얼마 못 가 포기하고 말겠지요".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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