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무등경기장서 함박웃음

입력 2004-04-09 13:34:57

8일 경기가 끝난 뒤 광주무등경기장 덕아웃을 빠져 나가는 대구 삼성라이온즈 선수단은 활기가 넘쳤다.

영원한 라이벌 광주 기아타이거즈와의 원정 2연승은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기 때문. 특히 경기 내용에서도 완전히 기아를 눌렀다는 것이 선수들을 더욱 기뻐게 했다.

경기에 승리해도 변함없이 무뚝뚝하던 김응룡 감독은 이날 만큼은 "오준이가 멋지게 던졌고 7일에 이어 타자들도 잘 쳤잖아"라며 상기된 표정으로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삼성 선발 권오준의 날이었다.

경기전만해도 권오준(24)과 광주기아 선발 이원식(32)의 맞대결은 난타전이 예상됐다.

권오준은 지난달 26일 대전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깜짝 선발로 등판해 5이닝동안 5안타 1실점하는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였지만 막강 기아 타선을 얼마나 막아줄 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권오준은 이날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8이닝을 던지는 동안 7회까지 매회 타자 3명씩만을 상대하는 등 눈부신 피칭(4안타 1실점)을 선보였다.

권오준은 7회까지 앞선 타자를 안타로 내보낸 후에도 후속타자는 유격수 땅볼을 유도, 더블플레이로 처리했다.

기아 타자들이 마음먹고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볼은 고작 2, 3루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8개 구단중 최고의 타선으로 평가받는 기아 타선은 권오준의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삼성은 이날 광주무등경기장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 정규리그 기아와의 3차전에서 11대1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올 시즌 3승2패를 기록했다.

마운드에 권오준이 있었다면 타석에는 진갑용이 있었다.

진갑용은 5회 4대0로 리드하는 상황에서 2루타로 출루한 오리어리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좌월 2점포를, 8회에는 솔로홈런을 터뜨려 이승엽이 없어도 삼성의 홈런은 계속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최근 부진을 보였던 양준혁도 5회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려 부활을 알렸고 박종호는 1회 좌익수를 넘기는 2루타를 터뜨려 28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은 전날 12개에 이어 이날 14개의 안타를 터뜨렸다.

한편 부산 롯데자이언츠는 서울 두산베어스를 7대6으로 꺾고 단독 선두에 올랐고 인천 SK와이번스는 대전 한화이글스를 4대1로 눌렀다.

서울 LG트윈스는 수원 현대유니콘스를 8대4로 물리쳤다.

광주.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프로야구 광주경기전적(8일)

삼 성 102 030 410 - 11

기 아 000 000 010 - 1

△승리투수= 권오준(1승)

△패전투수= 이원식(1패)

△홈런= 양준혁 1호(5회.1점) 진갑용 2, 3호(5회.2점, 8회.1점, 이상 삼성) 홍세완 1호(8회.1점,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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