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단 "후보자 방문 사절합니다"

입력 2004-04-07 11:49:41

17대 총선 후보와 각 정당 관계자들이 포항 철강공단을 중점 공략지역으로 선정, 줄줄이 방문하자 공단 업체들이 선거바람 차단에 고심하고 있다.

포항공단의 상시 근로자는 4만명 가량으로 이들이 포항시내 전역에 흩어져 사는 까닭에 공단이 속한 지역구인 포항남.울릉군 선거구 후보 5명은 물론이고 4명의 북구 후보들까지 공단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직영과 협력 하청 등을 합쳐 2만명 가량이 근무하는 포스코에는 지난 3일 열린우리당 박기환 후보가 김근태 원내대표와 함께 들렀고, 한나라당 이상득 후보는 6일 방문했다.

또 민주노동당 서인만(포항남.울릉군), 김숙향(포항북) 후보는 5일 함께 INI스틸을 찾아 휴일 근무자들에게 인사했다.

이들 업체 관계자들은 "각 후보들은 현장을 찾아 '한 표'를 호소하고 싶어하지만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방문지를 구내 식당으로 한정하고 있다"면서 "그래도 '한 번 들러 인사하고 싶다'는 후보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근무 분위기를 흐트릴 가능성이 높아 달갑지 않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또 다른 대형 업체 관계자도 "후보들은 계속 찾아오려고 하나, 일부 직원들은 회사측이 왜 정치인 방문을 허용하느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어 난감하다"며 "제발 우리 회사는 방문 대상에서 제외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더욱이 포항의 2개 선거구에선 민주노동당이 모두 후보를 냈고 일부 노조 지도부가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다른 후보들의 회사 방문이 노조를 자극해 노사간 갈등의 불씨가 될까봐 고민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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