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火풀이'...방화 70% '껑충'

입력 2004-04-07 11:57:14

'열받는데 불이나...'.

경기 침체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최악의 실업난이 지속되면서 '분풀이성'이나 별다른 이유없이 저지르는 방화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대구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3월까지 대구에서 일어난 화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줄었지만 방화 사건만큼은 모두 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건)보다 70%나 급증했다. 올들어 석달동안에 지난해 전체 방화사건(134건)의 40%나 일어난 것.

특히 주차해둔 차량에서 일어나는 차량 방화는 올들어 25건이나 발생했는데 6일 밤에는 5건의 연쇄 차량 방화사건이 일어났다.

이날 밤 11시25분쯤 대구 동구 입석동 주택가 골목길에 세워둔 정모(28)씨의 승용차에서 불길이 치솟아 차량 뒷 범퍼를 태웠으며 10여분뒤에는 인근의 지저동 주택가에서 역시 2건의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또 이에 앞선 밤 10시10분쯤에는 동구 신암1동 주택가에 세워둔 김모(43)씨의 1톤 화물 트럭에서 불이나는 등 이날밤 동안에만 동구와 북구 주택가에서 5건의 연쇄 차량 화재가 일어났다.

경찰은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소리가 난뒤 차에 불이 났다"는 주민들의 말과 차량의 뒷부분이 심하게 탄 점에 미뤄 방화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2월에는 팔공산 일대에서만 7건의 연쇄 방화가 일어난 바 있다.

대구시소방본부 김상열 조사훈련담당은 "올들어 전체 화재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 정도 줄었지만 방화 추정 화재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특히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이른바 묻지마식 방화도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올들어 지난 3월까지 대구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295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기 합선으로 인한 불이 7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담배불로 인한 실화가 48건이었다. 또 장소별로는 주택이 38곳, 공장과 점포가 각 36곳과 25곳으로 뒤를 이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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