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제냐' 켄 크레스 사장

입력 2004-04-06 13:54:30

1912년 이탈리아 북부 산간지방 트리베로. 아버지의 직물공장을 이어받은 20세의 젊은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영국 직물공업에 대한 도전으로 프랑스식 낡은 직조기를 혁신하고 최상의 자재를 원산지에서 직수입해 세계 최고 품질의 제품만을 생산하겠다는 신념으로 '에르메네질도 제냐'를 창립한다.

그로부터 100여년. 제냐는 전세계적으로 33개국 400여 스토어에 한국에만 13개의 매장을 갖춘 세계 최고 남성복 브랜드로 성장했다.

2일 켄 크레스(36) 제냐코리아 사장을 만나 제냐 성공신화의 비결을 들었다.

"제냐는 지난 100년간 남성복 하나만 고집해 왔습니다.

남성복에 관한 한 그 어떤 제품도 100년간 한결같이 지켜온 제냐만의 전통과 역사를 따라올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켄 사장은 제냐 제품의 가장 큰 경쟁력은 1세기 동안 언제나 최고만을 추구해 온 '품질'에 있다고 강조한다.

제냐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울과 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제냐가 자랑하는 15마이크론(10억분의 1㎜) 호주산 메리노 울은 감히 대적을 꿈꿀 수 없는 최고급 원사다.

이탈리아 제직공장 또한 가장 수질이 좋은 트리베로 지방의 물을 쓰기 위해 지난 75년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켄 사장은 또 제냐 제품엔 아직까지도 핸드메이드에 의한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어 명품만의 고유한 향기(아우라:Aura)를 잃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냐는 직물의 흠집을 찾아내기 위해 최첨단 레이저 기술을 사용하지만 이 흠집을 수공하는 데는 예전 그대로 장인들의 바늘과 실을 쓴다.

캐시미어로 만든 원단을 세워 솜털을 더욱 부드럽게 하는 코밍 과정에서도 100년전과 똑같이 남부 이탈리아에서 야생하는 산토끼꽃 열매를 이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제냐는 다른 명품들과 달리 좀 잘나간다고 해서 마구 만들어내지 않는다.

켄 사장은 100벌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해도 고객의 욕구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단 1벌의 옷을 만드는 게 훨씬 더 가치있다고 했다.

실제 10여명에 이르는 이탈리아 본사 스타비오 공장의 마스터 테일러들은 5세때부터 전문교육을 통해 수십년간 고도의 기술력을 쌓아 왔지만 보다 완벽한 제품 생산을 위해 하루 200벌 이상은 만들지 않고 있다.

2일 대백프라자에 대구 첫 매장을 연 켄 사장은 섬유.패션도시 대구에서도 지난 100년간 이어온 제냐 성공신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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