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학원폭력 또 기승 '폭력집단化'

입력 2004-04-05 11:59:00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와 신학기를 틈 타 10대 학원폭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학원폭력은 성인들처럼 조직을 결성하고, 행동강령까지 만드는 등 기성 폭력집단을 흉내내는 상황이다.

포항 남부경찰서는 4일 불량서클인 '89포항여자연합'을 결성한 뒤 인터넷을 이용, 후배들을 불러내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로 포항 모여중 3년 김모(15.포항시 대신동)양 등 5명을 구속하고, 유모(15.포항시 대도동)양 등 5명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양 등은 여자 중학생 중에 각 학교에서 싸움을 잘하는 학생들이 주축이 돼 만든 '89포항여자연합'을 결성한 뒤 얌전하고 말 잘듣게 보이는 후배 학생 2천여명을 인터넷을 통해 회원으로 가입시킨 뒤 2년동안 100여 차례에 걸쳐 300여만원을 빼앗고 폭력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쪽지를 보내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죽여버린다"고 협박하거나 인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력을 휘둘렀다.

또 돈이 필요할 때마다 정기적으로 후배들에게 휴대전화 문자와 쪽지를 통해 위협성 메시지를 보낸 뒤 돈을 갖고 오도록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달 16일에도 시내 중.고교에서 폭력조직을 결성, 학생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모고교 2년 김모(17) 등 11명이 구속돼고, 10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김군 등은 교내에 '일진회'라는 조직을 만든 뒤 '조직결성 100일 기념파티' 등의 명목으로 학생들을 폭행한 뒤 금품을 빼앗는 등 작년 3월부터 지금까지 모두 198차례에 걸쳐 510만원을 빼앗았다는 것.

이처럼 학원폭력이 기승을 부리자 경찰은 20개 중.고교의 협조를 받아 피해 설문조사를 벌였으며, 회수된 설문지 1천882매 중 3%인 60여건이 폭력과 금품을 갈취당한 적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해를 당한 대부분의 당한 학생들이 보복이 두려워 학교나 경찰에 신고를 못했다고 밝혔다.

포항 남부경찰서 조용권 수사과장은 "학원폭력 예방을 위해 학교별로 전담형사를 배치해 지속적인 범죄 예방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며 "학교와 가정 모두 학원폭력 근절을 위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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