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2일 '60-70대 유권자 폄하' 발언과 관련, 거듭 머리를 숙이며 이틀째 파문 진화에 애썼다.
전날 오후 전남지역 순회일정을 중단하고 밤늦게 급거 상경한 정 의장은 총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날 새벽부터 안필준 대한노인회장과 차흥봉 한국노인과학학술 단체연합회장, 전수철 대한노년유권자연맹 총재를 차례로 찾아 사과한 뒤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죄성명을 발표했다.
정 의장은 성명에서 "20~30대 젊은이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한다고 한 말이 크게 잘못됐다"면서 "어르신들께서 나라의 건설과 민주화에 기여했듯이 젊은이들도 나라 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발언의 진의를 해명했다.
정 의장은 "저도 올해 83세 되신 노모를 모시고 있다"며 "오늘도 조심해서 다녀 오라는 노모의 당부를 지키지 못한 것을 통탄한다"고 자책하고 "잘못을 저지르고 난 뒤 무릎 꿇고 용서를 빌며 품에 파고드는 자식이 있다"며 자애를 구했다.
아울러 당내 고령화대책특위를 확대 개편, 위원장에 박찬석(朴贊石) 고문과 유재건(柳在乾) 의원을 공동 임명하고 총선후 고령사회대책기본법 제정에 착수했다.
우리당은 또 긴급 실무고위 당정협의를 갖고 ▲노인틀니에 대한 건강보험 혜택 ▲눈 무료검진 실시 ▲새마을호 승차 할인 ▲경로당 운영비 지원 확대를 노인복지를 위한 '특별공약'으로 제시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정 의장은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와 조세형(趙世衡).김명자( 金明子) 고문 등과 서울시청 인근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노인단체대표 모임 장소로 이동, 큰 절을 올리며 다시한번 용서를 빌었다.
'노풍(老風)'에 대한 걱정을 반영하듯 중앙당은 전날 밤 총선기획단과 대변인실, 운영본부, 비서실에 비상을 걸어 위기관리시스템을 가동하고 243명의 총선후보에게 지역구내 노인정을 사과방문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정 의장도 이날 예정된 부산 방문을 하루 늦추고 노모와 함께 성당을 찾아 참회 기도를 올리는 등 근신했다.
이런 가운데 4대 노인단체는 당초 규탄성명을 발표하려던 계획을 유보하고 공동 성명을 통해 "정 의장이 공개석상에서 진솔하게 사죄하고 용서를 구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혀 정 의장의 사죄를 일단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 의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르신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백배사죄드린다"면서 "앞으로 어른들의 숙원사업 해결에 앞장서는 것만이 진정으로 용서받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복지대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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