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찾겠다" 초교 여교사가 학생 지문 채취

입력 2004-04-02 14:03:06

대구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잃어버린 돈을 찾는다며 남편에게 경찰관으로 행세토록 한뒤 교실에서 쉬는 시간에 초교생 40여명의 지문을 찍어가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대구시 수성구 ㅅ초교 5학년 교실에서 현금 70만원을 분실한 여교사 ㅈ모(29)씨가 다음날인 1일 2교시 수업을 마친후 쉬는 시간에 '돈을 가져간 사람을 찾겠다'면서 자신의 반 학생 40여명 모두의 엄지손가락 지문을 찍도록 했다는 것.

교사 ㅈ씨는 자신의 남편을 사복 경찰관인 것처럼 해 교실로 찾아오게 한뒤 지문을 찍었으나 돈을 훔쳐갔다고 의심되는 학생은 찾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ㅈ씨는 "교실에서의 도난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냥 넘어가는 것보다 이렇게라도 해서 돈을 훔쳐간 아이를 바로잡고 싶었다"며 "외부인의 소행으로 보고 잊어버리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교감은 "교사가 방법을 강구하다보니 그렇게 한 것 같다"면서 "자세한 사실을 조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조그만 아이들의 손에서 지문이 나오기라도 하겠느냐"며 "1명의 도둑을 잡기 위해 나머지 학생들을 범죄자로 취급, 동심에 큰 상처를 입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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