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빨리 병이 나아 맘껏 달려보고 싶어요'.
달리기를 좋아하는 최환(13.경복중1)군. 그러나 환이는 몇년째 달리는 것은 물론 걷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왼쪽다리에 선천성 혈관기형이라는 난치병을 수년째 앓고 있는 탓이다.
환이는 현재 조금만 걸어도 무릎에 통증이 전해져 와 목발에 의지하거나 절룩거리지 않으면 제대로 걸을 수도 없다.
어머니 정미연(36.여)씨는 "어릴 때부터 왼쪽 무릎이 부풀어 오르고 혈관이 눈에 보일 정도였지만 그동안 가정형편으로 제대로 검진도 받지 못해 병명도 모른 채 지내왔다"며 "지난달 25일에야 서울 삼성의료원 검진 결과 선천성 혈관기형이라는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의료진들은 환이는 병이 상당히 진전돼 지금 당장 치료를 받지 않으면 걷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수년전에 아버지가 집을 나간 뒤 어머니 정씨가 부업 등으로 근근이 가계를 꾸려나가는 탓에 수술은 꿈도 꾸지 못하는 형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환이의 여동생(9)은 생후 4개월쯤 뇌병변을 앓게 돼 현재는 4~8개월 정도의 두뇌수준에 그치는 지체1급장애아로 생활하고 있는 것.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선정되긴 했지만 두 자녀 약값 및 치료비 마련에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환이는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집안의 가장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여동생의 대소변을 받아주는 것은 물론 어머니가 힘들어 할 때마다 오히려 격려를 잊지 않는다.
이러한 환이에게 꿈을 묻자 '천주교 신부'라고 당당히 말하기도 했다.
어머니 정씨는 "집 근처 대덕성당을 다니며 늘 열심히 기도하는 아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고통을 기도로 승화시키는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진다"고 눈물을 훔쳤다.
환이는 오는 15일이면 서울 삼성의료원에 입원해 생애 첫 치료를 받게 된다.
굵은 주사바늘을 맞고 약물치료 등을 통해 기형인 혈관제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술에도 불구, 걱정거리는 여전하다.
한번에 최소 250만원이나 되는 이 치료를 앞으로 15회 정도는 받아야 다소나마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는 담당 의료진의 설명에 따라 덜컥 치료신청을 했지만 4천만원에 이르는 병원비마련이 막막하기만 하다.
얼마 전 대구 남구보건소 가정간호사 방문을 통해 환이의 고통이 알려지면서 구미 한국복지재단 등에서 약간의 지원약속은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환이의 다리 치료가 쉽잖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답답할 뿐이다.
어머니 정씨는 "곧 있을 환이의 첫 치료비만이라도 마련, 아이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좋으련만..."이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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