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를 즐기는 직장인들

입력 2004-04-01 09:12:39

무릎이 찢어지고 어깨가 으스러지는 듯, 온 몸에 멍이 드는데도 뭐가 그리 좋을까.

미식축구(American Football). 낯설고도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한번 발을 디디면 떼지를 못한다.

몸과 몸이 부딪치는 격렬함이 있고 혼자만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승부가 있다.

전진해야 할 목표앞에 모두가 한 몸이 되고 치밀한 작전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남들이 하지 않는 운동을 한다는 선구자적 기질도 더해진다.

헬밋과 보호장구를 착용하면 웬만한 체구도 육중한 몸매가 된다.

유니폼을 착용하고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젊음'을 확인한다.

※ 몸과 몸이 부딪치는 격렬함

평소 직장과 사회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주말과 휴일에는 격렬한 시합을 즐기며 젊음을 찾는 미식축구 동호인들.

신경철(37.LG건설) 대구.경북 미식축구 사회인리그 회장은 "운동자체가 남성적이고 매력이 있는데다 학창시절 선후배들과 땀흘려 운동한 추억을 잊지 못해 사회에 진출해서도 운동을 계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에는 '레드스타즈(Red stars)'(경북대 OB 주축), '블루 프렌즈(Blue Friends)'(계명대 OB),'샌토스(Centaurs)'(영남대 OB), '드림일레븐스(Dream 11's)'(경일대 OB), '할레스(Halraes)'(금오공대 OB), '기린아(Kirina)'(대구한의대 OB), '귀뚜라미로켓츠'등 7팀이 활동하고 있다.

대부분 미식축구팀이 있는 지역내 15개 대학에서 운동을 한 이들이다.

지난 1998년 결성된 귀뚜라미로켓츠는 대부분 대학시절 운동을 하지 않은 직원들로 구성된 자생 실업팀이다.

※ 땀 흘리는 매력 잊지 못해

자기학교 OB팀이 없는 졸업생들은 다른 학교 OB팀에 들어가 운동을 한다.

300여명의 선수들은 4월부터 알록달록한 유니폼을 입고 주말과 휴일 그라운드를 누빈다.

직장때문에 외지에 있는 동호인들은 지역별로 자체훈련을 하다가 전체 훈련이나 경기가 있으면 참가할 정도로 열심이다.

이들은 매년 봄과 가을 사회인리그를 벌여 기량과 실력을 겨루고 다른 지역과 정기전, 사회인리그전을 갖는다.

사실상 세미프로의 토대를 갖췄다.

김우섭(34.대학교 직원) 블루프렌즈 주장은 "교정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쌓은 정, 일종의 개척정신과 도전, 치밀한 전술 등 매력적인 요소가 복합돼 사회에 나와서도 미식축구를 즐기게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갈수록 직장인 관심 높아

미식축구를 하려면 별다른 장비는 없다.

헬밋, 어깨.엉덩이.허벅지.무릎보호대, 마우스피스 등이 필요하고 40만~50만원선에 일괄 구입할 수 있다.

한번 구입하면 반 영구적이다.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생각만큼 부상도 크지 않다.

지역에 미식축구를 심은 박경규 경북대 교수는 "조만간 전국규모의 미식축구 사회인리그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저변이 확대됐고 갈수록 직장인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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