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함께 하는 오후

입력 2004-04-01 09:30:18

비가 내린다, 반고갯길

아직은 겨울에 발목잡힌

백일홍 빈 나뭇가지를 적시고 있다

서현교회 첨탑 십자가에도

눈물같은 떨림으로 떨어지는 비

파삭한 대지를 흔들어 깨운다

비는 목젖 타는 도시를 적시지만

고이지 않고 또 그렇게

봄의 길목을 두드리는

雨水의 비, 나직한 빗소리.

-정훈 '雨水의 비' 부분

우수는 비가 오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겨울이라는 그 오랜 건기가 지나고 이제는 비가 오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어쩌면 생명이 시작되는 계절이라는 말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매주 주말마다 비가 와서 계획을 망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주중에 비가 내리는 것 같아 그래도 주말계획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매주 한번쯤 비가 오다가 6월 말 장마철이 되면 매일 비가 오고 또 그 시기가 지나면 춥고 메마른 시기가 계속 되는 그런 기후가 되는 것이다.

대구는 비가 너무 적게 와서 목이 마르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