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오리탕 '월송'

입력 2004-03-25 17:30:37

7번 해안 국도는 도로 옆으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이 장관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보고 있노라면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듯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칠포를 지나 월포에 이르는 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오면 작은 마을이 보이는데, 이 마을에서 가장 맛이 있다고 소문난 집이 '월송'이다.

이곳은 토종 삼계탕, 오리구이전문점인데 예전에 주인아주머니가 포항 시내에서 고깃집을 한 경력덕에 삼겹살과 갈비도 메뉴로 올라와 있다. 이 집에 들어서면 깨끗한 마당과 가지런히 정렬돼 있는 철쭉, 동백나무, 난 등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작은 텃밭에 심어놓은 상추와 시금치, 파, 보리 등과 일렬로 늘어선 장독대도 정겨운 시골풍경을 연상케 한다.

바닷가 근처라서 민박도 겸하고 있다는 이 집은 식당이라기보다는 도시민들에게 여유를 전해주는 고향집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시외로 나와 일상의 짐을 잠시 벗어던지고 시원함을 만끽하며 보양식을 먹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 하겠다.

다만 삼계탕이나 오리탕을 시켰을 때 바로 잡아서 주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 하지만 도심에서 볼 수 없는 즐거운 풍경이 있기에 기다림이 그리 지루하진 않다.

밑반찬으로 나온 봄나물 데친 것, 달래무침, 미역튀각, 창란젓, 해조류 무친 것, 물김치 등을 보며 입맛을 한껏 돋우고 있으면 주인 아주머니가 큰 뚝배기를 들고 들어온다.

이것이 바로 이 집의 특미 한방 오리탕. 오리 고기는 혈중 콜레스트롤을 낮추는 불포화 지방산이 86%나 함유돼 있어 성인병예방에 좋기로 소문난 고단백 식품이다.

오리에 녹용, 은행, 당귀, 대추, 오가피, 녹각 등의 한약재를 넣고 주인 아주머니의 비법이 더해지면 맛 뿐만 아니라 건강식으로도 최고의 요리가 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곳에서 멋진 바다를 벗 삼아 마음까지 살찌울 수 있는 요리로 한껏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문의: 252-2101

리포터/정다혜 take1006@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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