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을 맡은 지 이제 사흘 째인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계속 '감성코드'를 자극하고 있다.
이틀 전 임시 전당대회에서 '신(臣)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남았다'며 충무공의 각오를 인용할 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48kg의 여성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박 대표는 25일 민생정책 투어를 시작했다.
첫 행선지로 새벽 6시 서울 남대문 시장을 찾아 현장의 소리를 들었다.
당초 북창동 인력시장을 찾을 계획이었지만 인력시장이 경기침체로 문을 닫는 바람에 인근 남대문 시장으로 이동했다.
박 대표는 새벽 일찍부터 시장에 나온 상인, 시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으며 "당면과제는 총선이 아니라 경제 살리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한 상인이 "예전 박 대표가 나오는 꿈을 4번 꾸고 아들을 낳았다"고 말해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어 박 대표는 신라호텔에서 열린 모 경제신문 창간 기념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여의도 천막당사로 이동, 총선 50대 핵심 공약 발표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정책 차별화가 되지 않았다"며 발표회 연기를 지시, 당직자를 당혹스럽게 했다.
그는 또 오후에는 한 방송사 주최 5당 대표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하루종일 강행군을 폈다.
박 대표는 전날에도 성당과 사찰, 교회를 연이어 찾아 차떼기 당이라는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한 '속죄' 행보를 했다.
명동 성당에 들러 고해성사를 했고, 조계사에 들러선 30여분 동안 108배를 올렸다.
또 영락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당초 박 대표는 조계사에서 108배가 아닌 3천배를 올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조계사측이 만류했다.
조계사 주지 지홍스님은 "3천배를 하며 새로운 뜻을 세우겠다는 것은 반갑지만 선거라는 큰일을 앞두고 일정이 있을 텐데 무리가 아니겠냐"고 손사래를 쳤기 때문. 조계사에는 50, 60대 신도들 수십명이 나와 박 대표에게 "힘을 내라"며 박수를 쳤고, 박 대표는 신도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포옹을 하기도 했다.
명동성당 고해성사 뒤 박 대표는 "정치인 모두가 자기반성과 완성에 힘쓰고 겸손했더라면 이렇게까지 나라가 갈등과 분열과 부패에 찌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락교회의 저녁예배 이후에는 "정치가 걱정만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사진:한나라당 박근혜대표가 25일 새벽 남대문시장을 방문, 서민경제 동향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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