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가져가야 자주 오죠. 늘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 뵙지도 못하면서 이렇게 간장 떨어지니 냉큼 가지러 오잖아요. 그러니 조금만 주세요".
간장이라도 떨어져야 시댁을 찾는 염치없는 며느리인 것 같아 눈치를 보는 나에게 "간장 한 병 얼마 된다고?" 하시며 어머니는 큰 병 두 개를 들려주시고는 장독대까지 따라오셨다.
5일장에 가서 짰다는 참기름까지 챙겨 주시는 어머니. 모시고 살지도 않고, 그렇다고 자주 찾아 뵙지도 않는 며느리가 뭣이 그리 어여쁘신지 어머니는 내가 시골집에 들어서면 뭘 챙겨주실까 궁리하시느라 분주하시기만 하다.
"아직 미나리는 이르니 정골 밭에 있는 시금치라도 가져가거라".
일요일 하루를 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것도 직장 가진 며느리에게는 어찌 그리 어려운지. 언제나 마음뿐. 어머니의 정성으로 길러진 시금치를 가져오면서 늘 해먹던 '시금치 무침' 말고 특별한 것을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오르는 것은 어머니께 죄송한 마음 때문이리라.
'시금치 샐러드'. 수첩에 적힌 재료 대신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울토마토와 치즈를 넣어 만들었지만 반응은 "맛이 왜 이래요? 맵고. 으으으∼".
너무 살짝 볶으려다 보니 시금치 특유의 냄새가 그대로 남아 있고, 양파의 양이 너무 많아 드레싱은 맵고.
'이게 어떤 시금친데…' 하는 마음에 실패한 '시금치 샐러드' 한 접시를 혼자서 다 먹고, 다시 도전.
시금치는 숨이 죽을 만큼 볶고, 양파의 양은 조금 줄이고 꿀의 양을 조금 늘리니 이름처럼 달콤한 드레싱이 되어 아이들 입에도 맞는 맛있는 '시금치 샐러드' 완성.
"이건 할머니의 정성이야. 고맙습니다, 하고 먹어".
칼럼니스트.경북여정보고 교사 rhea84@hanmail.net
◇재료
시금치 100g, 베이컨 2장, 치즈 2장, 방울토마토 6개, 화이트와인 1큰술, 꿀 1/2큰술, 올리브유 약간, 허니 드레싱(토마토 간 것 2큰술, 양파 간 것 2/3큰술, 식초 1큰술, 올리브 오일 3큰술, 플레인 요구르트 1큰술, 꿀 1큰술, 소금 1/2작은술)
◇만들기
①시금치는 너무 긴 줄기는 제거 후 씻어 물기를 빼둔다.
②베이컨은 프라이팬에 바삭하게 구워 키친 타월로 기름을 제거한 후 가늘게 채썬다.
③방울토마토 3개를 갈면 2큰술 정도, 양파 1/4개를 갈면 1큰술 정도 된다.
허니 드레싱 재료 중 올리브 오일을 제외한 전부를 그릇에 담고 거품기로 잘 섞어준다.
④달구어진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른 후 센 불에서 시금치를 살짝 볶는다.
이때 화이트와인과 꿀을 넣고 몇 번만 뒤적인 뒤 불을 끄고 그릇에 담아 식힌다.
와인과 꿀을 바로 넣을 수 있도록 필요한 양만큼 미리 작은 그릇에 담아두는 것이 좋다.
⑤방울토마토는 반으로 자른다.
⑥치즈는 반으로 자른 뒤 채썬다.
⑦접시 중앙에 볶은 시금치를 담고 베이컨을 얹는다.
⑧방울토마토와 치즈로 가장자리를 장식한다.
⑨③의 재료에 올리브오일을 조금씩 넣으며 저어 허니 드레싱을 완성해 시금치와 베이컨 위에 뿌린다.
만든 드레싱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면 2, 3일 정도는 두고 먹을 수 있어 다른 야채를 이용해 다양한 샐러드를 만들어 보자. 보관했던 드레싱은 흔들어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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