삵, 너구리, 여우, 족제비 등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가던 세상. 불과 50여 년 전 일이지만 이젠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로만 전해지는 빛바랜 추억이 돼버렸다.
사람과 가축, 야생 동물이 더불어 살며 숱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EBS는 29, 30일 밤 11시부터 특집 자연다큐멘터리 2부작 '공존의 그늘'편을 방송한다.
제작진은 지난해 2월부터 1년 이상을 강원도 오대산 자락의 한 농장과 강원도 정선의 고랭지 배추밭에서 머물며 야생동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29일 방송되는 제1부 '사라져가는 이야기'에는 오대산 자락의 한 농장 주변에서 삶을 이어나가는 야생동물들을 살펴본다.
대낮에 달걀을 훔치려다 인기척에 놀라 달아난 족제비는 며칠 뒤 국도 변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거친 야성을 드러내던 삵도 1년 만에 앞다리 하나가 잘린 채 나타나 닭 대신 쥐 사냥에 열중한다.
인간이 놓은 덫에 다리를 잃고도 인간의 농장에 기대 근근이 목숨을 이어가는 초라한 삵의 모습은 야생동물의 비극과 자연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제2부'인간의 땅, 야생의 영역'(30일)은 강원도 정선, 태백, 삼척 등 고랭지 배추밭에서 벌어지는 농민들과 야생 동물 간의 생존경쟁을 다룬다.
배추 모종을 지키려 덫을 놓은 농민들과 이를 뽑아 먹으려는 동물들. 제작진은 밤에만 활동하는 고라니가 배추 모종을 뽑는 모습, 대낮에 멧돼지가 배추 속을 재빠르게 파먹는 장면, 올무에 걸려 비명을 지르는 고라니의 모습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서준 PD는 "외국처럼 야생동물들이 훼손한 농작물을 국가에서 보상해 주는 등 제도적으로 접근한다면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다리가 잘리고 불구가 되는 상황을 조금이나마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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