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악재 '청도 소싸움' 올봄엔 없다

입력 2004-03-24 11:32:08

해마다 3월이면 청도로 들어오는 도로마다 소싸움을 보러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관광객과 차량 행렬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광경을 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던 청도 소싸움축제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지역주민들의 실망이 큰 데다 지역경제도 적잖은 손실이 우려된다.

군민들은 "언제쯤 소싸움경기가 열리나"하며 조바심을 내고 있다.

당초 청도군은 "3월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화양읍 삼신리에 건설한 상설소싸움경기장인 돔형 스타디움에서 2004년 청도국제소싸움축제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군민들과 소싸움에 관심있는 많은 사람들은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김상순 청도군수가 구속되면서 소싸움 개최는커녕 경기장 진척공사마저 지지부진해졌다.

이대로라면 올해 소싸움대회 개최는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지난 2월 시공업체인 동성종합건설(주)이 부도나면서 청도군과 한국우사회, 시공업체 3자가 추진해 온 공사비와 각종 지출 등의 정산문제가 복마전처럼 얽혀 아직 해결점을 못찾고 있다.

청도군은 소싸움 추진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한국우사회측에 공사재개 등 추진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우사회 역시 시공업체와의 오랜 불신 때문에 공사를 본격적으로 재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우사회와 시공업체와의 분쟁은 시공업체인 동성종합건설 강호성(62) 대표이사가 한국우사회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비롯됐다.

때문에 작년 7월18일 한국우사회는 임시주총을 통해 기존 경영진을 모두 해임시키고 새로 이사진을 꾸렸지만 동성종합건설이 부도를 맞는 바람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시공업체와 공사비 정산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상태다.

현재 한국우사회는 "현재 공사가 거의 끝난 상설소싸움경기장 준공일이 4월21일로 돼 있다"며 "준공되면 본격적인 개장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국우사회측은 "소싸움경기장 개장이 한달 늦어질 경우 70명이나 되는 직원 인건비, 운영비, 관리비 등을 포함하면 엄청난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며 "이런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우사회로 돌아온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일단 청도군과 한국우사회는 4월 상설소싸움경기장이 준공되면 곧바로 국제소싸움축제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상설소싸움은 최소한 3, 4개월 늦어질 전망이다.

우권(牛卷)판매와 관련한 경기장 전자시스템을 시험운용해야 하기 때문. 한국우사회 관계자는 "시공업체와의 공사비 정산 등이 원만하게 해결되고 별다른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상반기 중 축제, 하반기 중 상설소싸움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청도.최봉국기자 choib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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