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3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당원과 대의원 등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대표 선출을 위한 임시 전당대회를 열고 총선승리와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
다.
이날 대회에서 한나라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후 여론의 역풍
과 당지지도 급락, 불법대선자금으로 인한 '차떼기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등을 불
식하기 위해 당의 개혁과 변화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 식전 후보간 기싸움 ==
○...이날 임시 전당대회가 열린 잠실학생체육관에는 대회 시작 3시간전부터 전
국 각지에서 대의원들이 버스나 승용차 등으로 속속 도착했고, 각 후보진영은 행사
장 입구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기호 1번 권오을(權五乙) 후보측은 '당의 희망, 총선승리의 기수'라는 플래카드
와 여성 농악대를 앞세워 지지를 호소했고, 기호 2번 박근혜(朴槿惠) 후보측은 '한
나라당의 미래에 국운이 달려 있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박근혜'를 연호했다.
기호3번 박 진(朴 振) 후보측은 '총선승리 젊은 기수'라고 쓰인 깃발을 들고
지지를 호소했고, 기호 4번 김문수(金文洙) 후보측은 꽹과리와 북을 치며 '김문수'
를 연호했다. 기호 5번 홍사덕(洪思德) 후보측은 '한나라당이 당당하면 승리할 수
있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파란, 빨간 풍선을 흔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행사장에선 한나라당이 17대 총선 로고송으로 사용키로 한 인기드라마 '대
장금'의 주제곡인 '오나라' 개사곡과 '조국찬가' 개사곡 등이 울려퍼지며 분위기를
돋궜으며 행사장은 별다른 장식없이 검소하게 꾸며졌다.
== 경선주자 막판 지지 호소 ==
○..이날 행사는 오후 2시께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5명의 후보가 동시에 입장
하면서 본격화됐다.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손학규(孫鶴圭) 경기지사 등 당소속
시.도지사 7명도 참석했다.
최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당을 안정시키기는 커녕 눈보라 휘몰아치는 광야에
후보들을 내몰고 떠나는 이 마음 형언할 길이 없고, 눈 앞이 캄캄하다"며 "국민이
친북 반미성향의 이 정권과 급진세력에게 이 나라를 송두리째 넘겨줄리 만무하다고
확신한다. 광풍에 맞서 당당하고 의연하게 싸워나가자"고 말했다.
제일 먼저 연설에 나선 김문수 후보는 노 대통령의 친인척 및 측근 비리를 열거
하며 탄핵의 정당성을 주장, 대의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으나 정작 유세기간 내
세웠던 '탄핵 철회론'은 입밖에 꺼내지 않아 현장 표심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의혹
을 샀다.
김 후보는 또 "'서청원 석방안'이 당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 대의원들로부
터 "당장 내려와" 라는 아유를 받는 등 거센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박 진 후보는 대의원들에게 큰 절을 올린 뒤 팔을 걷어붙이고 연단에 올라 당의
환골탈태를 위한 '40대 기수론'을 폈고, 권오을 후보는 한나라당의 부정부패 행각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무릎을 꿇었다.
홍사덕 후보는 주먹을 불끈 쥐고 "대표가 되면 촛불시위 현장에 가서 할 말을
하겠다"며 "만약 돌팔매에 제가 쓰러지거든 저 홍사덕이를 업고 총선을 돌파해 달라
"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 후보는 또 "총선 승리 후 몇 사람한테 당을 맡기고 이미
밝힌 바 대로 이라크에 가서 국군장병들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선 박근혜 후보는 "저는 부모님도 없고 이제 더 이상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는 사람"이라며 "여러분과 대한민국이 있을 뿐"이라고 지지를 호
소하는 등 비교적 차분하고 비장한 목소리로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낭독했다.
==투표 및 개표==
○...대표 선출을 위한 대의원 투표는 오후 3시30분 박헌기(朴憲基) 당 선대위
원장의 투표 선언과 함께 12개 투표소에서 50분간 순조롭게 진행됐다.
투표에 이어 40여분간 개표가 이뤄지는 동안에는 17대 총선에 나서는 228명의
공천자를 지역별로 소개하며 총선승리의 결의를 다졌다.
공천후보들은 단상에 오르기 전에 중앙 무대 옆에 설치된 '국민께 드리는 약속'
보드판에 서명했으며 보드판에는 '단 1원의 검은 돈도 받지 않겠습니다. 이를 어길
시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겠습니다'고 적혀 있었다.
개표가 끝날 때쯤 행사장에선 '아 대한민국', '젊은 그대' 등의 노래가 흘러나
왔고, 단상 위의 경선주자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일어나 당원 및 대의원들과 함께
합창하며 춤도 춰 축제 분위기를 이뤘다.
오후 5시40분께 전날 여론조사와 이날 대의원 투표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현경대
(玄敬大) 전당대회 위원장이 단상에 서자 행사장내엔 긴장감이 맴돌았고, 후보자들
은 초조한 표정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이어 현 의장이 박근혜 후보의 당선확정을 발표하자 축포가 터지고 꽃술이 쏟아
졌으며 참석자들은 '박근혜'를 연호하는 등 축제 분위기가 절정에 다다랐다.
박 신임대표는 다른 후보들과 악수하며 당선의 기쁨을 함께 했고 수락연설에서
"오늘 한나라당은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에 섰다. 당 대표로서 부패정당, 기득권정당
의 오명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롭게 출발했음을 선언한다"고 선포했다.
그는 또 경쟁에 나섰던 후보들을 일일이 거명해 격려의 박수를 유도한 뒤 "오늘
의 새출발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당과 나라를 위해 모든 걸 버린
최 대표가 계셨기 때문"이라고 최 대표도 추켜세웠다.
그는 "싸움이 아닌 협력, 부정이 아닌 긍정, 당리당략에 의한 비난이 아닌 건전
한 비판이 있는 새로운 정치를 한나라당이 먼저 솔선수범하겠다"며 각 정당의 동참
을 촉구하고, 국민에게는 "한나라당에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이어 다른 후보들과 함께 '국민께 드리는 약속' 보드판 앞으로 가 깨
끗한 정치를 다짐하며 신임대표로서의 첫 서명을 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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