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상용차 설비 수억원어치 '실종'

입력 2004-03-23 12:14:26

지난 2000년 11월 삼성상용차(대구 달서구 파산동)가 파산된 이후 공장내 각종 생산 설비와 부품이 무더기로 무단 유출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본사 취재팀이 22일 삼성상용차의 공장 관련 업체인 A사로부터 입수한 불법유출 설비 목록 및 관계자 녹취록에 따르면 공장 가동 중단 이후 3년여 동안 무단으로 유출된 설비 및 기구.부품은 금형 70여개 세트와 대형 부품검사기구 10여세트, 3차원 측정기 및 금속 현미경 등 수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상용차 공장의 인수 처리 업무에 관여해 온 A사 관계자는 "무단 반출이 지난 2002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 졌다"며 "불법 반출된 설비 중 일부는 대구시 달서구 신당동 계명문화대학 앞의 한 빌딩 야적장에 현재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상용차 공장설비의 유지보수를 맡고 있는 B사의 관계자도 "정확히 언제, 그리고 어느 정도의 설비들이 사라졌는지는 알수가 없으나 현재 일부 설비들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때문에 한때 회사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려 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관련 업체 관계자들은 "지난 3년간 소유 및 관리 주체, A/S부품 공급업체 등의 변동에 따른 혼란과 처리 과정의 허점을 이용해 설비와 부품이 불법 유출됐다"며 "중장비나 트럭 등을 이용, 반출할 수 밖에 없는 만큼 관계자의 묵인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현재 삼성상용차 공장의 관리권을 갖고 있는 대구도시개발공사와 공장의 전 관리주체인 파산재단 관계자는 "공장이 문을 닫은 이후 내부 설비나 부품 중 일부는 합법적으로 매각됐고 나머지는 그대로 보관되고 있다"며 "일부 설비 등이 무단 반출됐다는 이야기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삼성상용차는 지난 2000년 부도 이후 법원의 관리를 받다가 2003년 10월에 대구시 도시개발공사가 법원으로부터 낙찰을 받았으며 대구시는 상용차 설비의 해외 매각을 추진중에 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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