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비에 두번 죽는 농민들

입력 2004-03-22 08:55:59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인한 수입개방으로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올해 각종 영농 자재값도 큰 폭으로 올라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봄철 영농기를 앞두고 비료와 농약, 멀칭용 비닐 등 각종 영농자재값이 작년보다 평균 10% 이상 큰 폭으로 올랐다.

농약의 경우 500cc 살충제 한 병에 평균 500원, 제초제는 300원씩 올라 작년보다 20% 가량 올랐고, 못자리용 비닐도 한 롤에 1만3천원으로 500원 올랐으며, 부직포도 2만원으로 1천원 인상됐다.

게다가 연일 치솟는 국제유가로 트랙터, 이앙기, 경운기 등 농기계에 들어가는 면세유 기름값도 인상조짐을 보이고 있어 올 농사가 다른 어느 때보다 힘들게 됐다며 걱정하고 있다.

농민 정창석(48.청도군 풍각면 봉기리)씨는 "5천평 논에 쌀농사를 짓고 있는데 농자재와 기름값 인상 때문에 부담이 크다"며 "올 농사를 어떻게 지을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밭 3천평에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김성식(54.청도군 이서면 학산리)씨는 "농약값이 크게 올라 부담이 된다"며 "수확기에 운임과 포장비도 인상될 것이 뻔해 걱정"이라고 했다.

일부 농민들은 영농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 농자재상이 아닌 규모가 큰 경산, 밀양 등지까지 나가서 공동구매를 하는 등 영농비 아끼기에 나서고 있다.

청도.최봉국기자 choib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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