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값 폭등…상인만 혜택 저장물량 대부분 출하…"값 오르면 뭐하나"

입력 2004-03-19 14:16:06

산지 사과값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산지유통센터인 의성조광농산영농조합과 농민들에 따르면 의성지역에서 거래되는 산지 사과값은 20㎏ 기준 평균 4만~5만원선으로 이는 지난해 2만원선에 비하면 100%이상 폭등한 가격이다.

안동농협 공판장의 경우도 지난 4~5일 사이 폭설 이후 사과값이 20㎏ 상자당 최상품이 무려 10만5천원까지 치솟아 폭설 이전의 8만원에 비해 상자당 2만5천원이나 올랐다.

중품도 18일 현재 상자당 5만원으로 이달초 3만~3만5천원에 비해 1만5천~2만원까지 올랐다.

이같은 산지 사과값 폭등으로 서울과 수도권, 부산, 대구 등 대도시 소비자 가격은 19일 현재 상품 15㎏ 짜리 포장이 9만~12만원까지 치솟고 있다.

이같은 폭등세는 지난해 잦은 비로 개화기에 결실이 늦어 작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데다 수확기를 앞두고는 태풍 '매미'가 강타해 전국적으로 사과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

하지만 경북 북부지역 안동, 영주, 청송, 의성 등지 농가들은 벌써 수확 직전에 많은 양의 사과를 상인들의 손에 넘겼고 저장 물량 대부분도 이미 출하한 상태라 상인들만 배를 불리는 실정이다.

안동농협 임하진 공판장장은 "현재까지 농가가 보유하고 있는 양은 20~30% 안팎으로 추측되고 있다"고 했다.

지역 농민들은 "올해는 농약을 마셔 가면서 뼈빠지게 농사지은 농민들보다 상인들만 혜택을 누린다"며 볼멘 목소리 들이다.

의성 옥산능금새마을금고 김치수 이사장은 "모처럼 만에 사과값이 폭등했는데 의성지역 농민들은 이미 90%이상 출하를 해버려 실질적으로 상인들만 혜택을 누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조광농산영농조합법인 오상록 상무는 "현재 사과값은 수년이래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데, 전국의 사과 주산지 저장 물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5~30% 정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안동.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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