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떼기 당을 떨치기 위한 몸부림이 실현될까. 한나라당은 지난 14일 엉성하기 이를 데 없는 '부동산 헌납식 행사를 가졌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와 천안연수원 등 당 소유 부동산을 팔아 불법 대선자금을 반환하겠다는 것이었다.
'관리신탁 서명식까지 갖는 등 한나라당은 이날 행사에 유난히 신경을 쓰는 눈치였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전혀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당 사무처 직원들 역시 심드렁하긴 마찬가지. "당사 매각 의지가 없는데 '어물쩍 쇼를 한다고 믿어주겠냐"는 볼멘 소리였다.
그리고 나흘 뒤인 18일 중앙당사가 덜커덕 가압류됐다.
차떼기 당을 비난하는 재야단체의 '테러가 아니겠느냐는 예상을 깨고, 가압류 당사자는 당 사무처 직원들이었다.
서울남부지법이 "밀린 퇴직금 등을 돌려달라"며 사무처 직원 355명이 중앙당을 상대로 낸 가압류 신청을 전격 받아들인 것이었다.
한나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사 매각 공언에도 불구, '안 팔린다는 이유로 몇 달 동안 호화당사를 깔고 앉아 시간을 끌다 결국 내부 반란에 휩싸인 셈이 됐다.
당사가 팔리거나 검찰이 한나라당에 추징금을 물릴 경우에도 사무처 직원들의 밀린 임금 235억원은 먼저 변제해야 할 처지가 됐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행보는 대조적이다.
탄핵정국에 상종가를 치는 것도 '기민함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열린우리당은 롯데그룹으로부터 불법자금이 유입된 것이 드러나자 '쓰레기 더미에서 장미꽃을 피우겠다며 지난 13일 당사를 옮겼다.
호화당사로 불리던 국민일보 빌딩에서 영등포 청과물시장내 폐공판장으로 이사간 것이다.
'바퀴벌레 당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당 지도부가 불법자금 유입 비난을 피하려 '정치 쇼를 벌인다는 내부 불만도 적잖았다.
정치2부.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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