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민주당, 高대행 체제 연일 칭찬

입력 2004-03-18 11:44:35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고건(高建) 총리 대행체제가 국정을 안정으로 이끌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해 나라를 불안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연일 비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같은 두 야당의 고 총리 밀어주기는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이반되고 있는 민심을 하루속히 다잡기 위한 전략이다.

고 대행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킴으로써 국민들의 불안감을 차단하고 탄핵의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17일 열린 상임중앙위원회에서 "고 대행체제의 위기관리 능력이 잘 작동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경제가 안정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도 "권한대행 체제에 대해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부산과 경남지역에 갔더니 고 대행이 잘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두 야당은 그러면서 논란을 빚고 있는 강금실(康錦實) 법무장관의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범위 검토' 발언 등을 거론하며 노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고 있는 장관들의 '고 권한대행 체제 흔들기'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강운태(姜雲太) 사무총장은 "최근 일부 장관들로부터 고 대행을 압박하는 발언이 튀어나오는 것은 고 대행이 잘해서 탄핵의 정당성이 확보되니까 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유용태(劉容泰) 원내대표도 "고 대행을 사방에서 견제해 운신이 자유롭지 못한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도 홍사덕(洪思德) 총무는 강 법무장관의 '탄핵소추안 취하' 발언과 허성관(許成寬) 행자부 장관의 '촛불시위 탄력적 대처' 발언의 부당성을 거론하며 "고 권한대행의 확고한 중립의지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과 코드를 맞춘 일부 장관들이 계속 불법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홍 총무는 "고 대행의 엄중한 경고가 있었으므로 일단 지켜보겠지만 같은 일이 재발할 경우 해당 장관에 대해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은진수(殷辰洙)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을 내 "강금실 장관이 고 대행의 직무범위에 대한 법률 검토방침을 재확인하는가 하면 청와대 고위관계자,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원 등이 고 대행 흔들기에 가세하고 있다"며 "집권세력의 고 권한대행 흔들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洪準杓) 의원도 "탄핵이 돼도 나라는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며 "강금실 장관과 허성관 행자부장관 등의 고 대행 견제가 나라를 불안하게 하는 실체"라고 언성을 높였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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