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달전초교 교육환경 학교까지 걸어서 1시간

입력 2004-03-17 09:13:52

지난 12일 오후 2시, 포항시 북구 흥해읍 달전리 달전초교~대유아파트 사이 비좁은 아스팔트길. 승용차가 서로 교행하기조차 힘든 좁은 길을 따라 수업을 마친 달전초교 학생들이 몇명씩 무리지어 귀가하고 있었다.

걸어서 20여분 거리의 대유아파트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30~40여분 거리에 있는 삼도1.2차 아파트 아이들도 있다.

달전초교 전교생(총 788명)은 달전리 대유아파트(465명)와 학천리 삼도1.2차 아파트(193명)가 대부분이고, 나머지는 인근 마을 아이들. 전교생 대부분이 거리가 멀고 교통사고 위험 때문에 걸어서 등하교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사설학원 승합차나 부모 승용차를 이용해 등하교하는 실정.

마침 학교 앞에는 3대의 학원 승합차량이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을 태우고 학원이나 아파트로 실어나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학원차량들은 자신들의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무료로 집에까지 태워주고 있었다.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들을 할 수 없이 학원에 보내야만 했다.

ㅎ학원차량 운전자 송대선(41)씨는 "삼도1.2차 아파트 아이들의 경우 50분~1시간쯤 걸어서 등하교 해야하기 때문에 대부분 학원에 다니고 있다"며 "몇년 전부터 삼도1.2차 옆 학천리에 학교가 들어선다는 말이 있지만 언제 개교될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무실에 들어가니 교감을 비롯한 교사 4명이 있었다.

교실(정보실)을 반으로 나눠 만든 교무실은 교사 7, 8명이 앉을 공간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전체 교사(교장 포함 총 31명) 회의는 일반 교실에서 할 수 밖에 없다.

이재준 교무부장은 "몇년 전만 해도 아예 교무실이 없어 현관 복도에서 생활했다"며 "도서실.음악실.미술실 등 특별실이 없는 것은 물론 여교사들은 체육시간에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 입는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이같은 열악한 교육환경을 참다 못한 학부모와 교사들이 오래 전부터 학교를 새로 지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포항교육청의 답변은 한결 같았다.

교실을 증축해 교실난을 해결한다는 것.

하지만 문제는 포화상태인 현 학교 옆에 이번 달부터 삼도드림아파트 791가구 입주가 시작된다는 것. 즉 올해내로 최소한 1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추가로 전학 올 상황에 놓였다.

아울러 인근 학천리에는 이미 사업승인이 났거나 추진중인 1천여가구 아파트가 1, 2년내로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학부모이자 지역 향토청년회장인 박재곤씨는 "지난해 5개 교실을 증축해 더 이상 증축이 불가능한 상황인데도 교육청은 임시방편으로 올해 또다시 6개 교실을 증축하려고 한다"며 "올해부터 몇년사이 아동수가 엄청나게 불어나는 만큼 학교 신설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포항교육청 심만용 관리과장은 "도 교육청에 학교신설 필요성을 건의해 놓았다"며 "포항시에서 학교신설을 위한 수용협의가 오면 학교계획부지에 초등학교 신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포항.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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