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대통령 탄핵' 사태수습 서둘러야

입력 2004-03-15 13:51:02

노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와 같은 심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서거' 못지 않게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고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서이다.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에 대해 야당은 '거사'로, 여당은 '쿠데타'로 여길지 모르지만 우리 국민은 한마디로 '암울하고 착잡한 심정'이다.

4천만 국민이 공들여 뽑은 대통령을 국회의원 193명이 물러서게 한 원인과 그 과정에 대해서 앞으로 역사와 국민의 심판과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앞으로 흔들림없는 국정 수행과 함께 국민 각자가 냉철하고 슬기롭게 맡은 바 직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일이다.

국민들이 정치권처럼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져 감정을 앞세워 동요하고 시위하고 분열한다면 설상가상으로 국가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쌓아온 경제와 정치가 위협받아 3등 국가로 추락하고 말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총선과 단체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이 동요되고 편가르기가 심화될 여건에 놓여 있다.

고건 국무총리와 장관들은 대통령 권한을 순조롭게 대행할 것으로 우리 국민들은 믿고 따르면서 협력해 나가야 한다.

이번 기회에 정치인들은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자성하여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

노대통령을 탄핵한 근본 목적도 정치개혁이라면 이제는 그것을 두말없이 실천해야 한다.

만약 국익과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닌 당리당략적으로 대통령을 몰아내었다면 16대 국회의원은 자결하든지 아니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가정에서 아버지가 밉다고 해서 쫓아낸 식구들은 그 이유와 명분이 아무리 옳다하더라도 손가락질받는 것이 우리의 정서이다.

끝으로 헌법재판소에 간곡히 당부하고 싶은 것은 탄핵소추안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결해 달라는 것이다.

국정 혼란과 국민의 분열,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보와 치안, 외교 등 국가 존립에 조금이라도 흠집이 생기지 않도록 그 판결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리고 법과 원칙에 따라, 국민의 여론에 귀 기울여 현명하고 정확한 판결을 내려주기 바란다.

손치익(대구시 만촌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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