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리, 더 오래 버텨보자".
11일 오전 10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시청 환경미화원 채용을 위한 체력검사 현장은 가족들의 응원과 응시자들이 토해내는 가쁜 숨소리로 열기가 가득했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공개채용의 기초체력검사는 20kg짜리 모래주머니를 메고 100m 달리기와 30kg짜리 모래주머니 오래 들고 서있기 2개종목.
이날 서류전형을 거쳐 체력검사에 참석한 79명은 황사주의보가 내려져 희뿌옇게 앞을 가리는 불편도 아랑곳없이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상주시 환경미화원 공개채용 원서마감결과 7명 채용에 83명(여성 5명)이 몰려 무려 11.8대 1이란 높은 경쟁률을 보여 농촌지역도 취업난을 겪고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응시자 학력은 대졸자가 8명이었고 전문대졸 또는 대학 중퇴자가 11명, 고졸이 39명 등이었고 이들 중 전문대 이상의 고학력자가 20% 이상에 달해 고학력자들의 취업난도 극심함을 보여줬다.
모래주머니 들기 3분 6초, 달리기 18초 등 안정된 기록을 세워 면접대상자(최종합격 4월1일 발표)로 뽑힌 신홍섭(31.상주시 냉림동)씨는 지난 1999년 상주대학교(식품영양학과)를 졸업했다.
농촌에서 아버지와 농사를 지어왔으나 천재지변이 잦고 갈수록 농업환경이 악화돼 농사일을 접게됐다며 어려운 농촌현주소를 설명했다.
특히 여자 가운데 모래주머니 들기에서 남자까지 제치고 6분 이상을 기록한 김희경(36.상주시 낙양동)씨는 괴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남매들의 뒷바라지를 위한 신념이 가져다준 것 "이라며 눈물까지 쏟아냈으나 달리기에서 남자보다 크게 부진, 끝내 면접대상자에는 포함되지못해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또 가정형편상 상주대학교를 휴학하고 남부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김종해(27.상주시 냉림동)씨는 "안정적인 직장생활로 가정의 안정도 찾고 싶어 택했다"며 "합격되면 평생직장으로 삼고 꿈을 이루고 싶다"고 했다.
"도전하는 정신은 희망이라는 생각으로 응시했다"는 상주대 기계과 출신 장현석(26.상주시 중동면)씨는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서울의 직장생활도 접고 고향으로 내려왔다"며 지극한 효심을 보였다.
이날 체력검정 책임관으로 자리를 지킨 상주시청 환경보호과장 천근배씨는 "몇년전만 해도 3D 업종으로 외면받던 직종이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 직종으로 변할 줄은 몰랐다"며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취업난은 누구의 책임인지 걱정스럽기만 하다"며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상주.박종국기자 jkpar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